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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는 부동산이 아닌 21세기 경부고속도로...지방에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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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I 2025.12.15 19:03:27

류기훈 데우스(DEUS) 대표 인터뷰
기가와트급 AIDC, 서울은 전력·부지 한계
PF 막히는 이유는 ‘부동산 인식’
국가 기간 인프라 지정 필요
미국 전력 부족 속 ‘5년 골든타임’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데이터센터는 21세기의 경부고속도로입니다. 국가가 보증 서고, 금융이 밀어주고, 기업이 뛰게 해줘야 합니다.”

데이터센터 개발·운영 전문 스타트업 데우스(DEUS)의 류기훈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으로 데이터센터 산업을 꼽으며, 현재 이 산업이 ‘수도권 집중’과 ‘자금 병목’이라는 이중 구조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류기훈 데우스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시스코, HP, NTT 등 글로벌 IT 기업을 거친 클라우드 전문가인 류 대표는 한국형 에퀴닉스를 목표로 2020년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AI 산업의 경쟁력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프라에서 갈린다”며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민간 부동산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특히 차세대 AI가 요구하는 기가와트(GW)급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 데이터센터는 최소 20만 평 이상의 부지가 필요한데, 수도권 땅값으로는 계산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서울은 이미 전력 여력이 한계에 다다라 40MW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도 같은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류 대표는 “미국은 뉴욕·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 사막으로, 유럽은 런던·프랑크푸르트에서 북유럽으로, 일본은 도쿄에서 홋카이도로 데이터센터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데이터센터는 상주 인력이 거의 없는 원격 운영 체제로, 고객사가 서울에 있다고 센터도 옆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낡은 발상”이라며 “통신 지연만 없다면 전력이 풍부한 강원도나 전라도가 훨씬 합리적인 입지”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지방으로 나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그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지목했다. 류 대표는 “산업은행이나 국민연금 같은 대형 LP들은 데이터센터를 여전히 산업 인프라가 아닌 민간 부동산으로 본다”며 “서울에 지으면 실패해도 오피스나 물류센터로 전환해 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지방 데이터센터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해 자금이 붙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미국과 일본은 데이터센터를 고속도로·댐·항만과 같은 국가 전략 자산으로 취급한다”며 “‘이곳은 AI 고속도로의 거점이니 설령 실패해도 국가가 책임진다’는 신호를 줘야 보수적인 금융 자금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지금이 한국 데이터센터 산업의 향방을 가를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AI 붐으로 전력 쇼티지가 발생했고, 이를 해소하려면 2030년은 돼야 한다”며 “그 사이 AI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전력 인프라가 안정적인 한국을 대체지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5년의 기회를 놓치면 한국은 주도권을 영영 잃을 수 있다”며 “2030년 이후 미국과 중동의 전력 문제가 해결되면 글로벌 자본은 다시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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