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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兆를 어디다 쓸까…한 눈에 보는 `한국판 그린뉴딜‘

최정훈 기자I 2020.07.16 17:50:31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에만 20.3兆 투입
15.3兆 그린·디지털 학교 만들기에…11.3兆 재생에너지
5.4兆 공공시설 현대화…4兆 산업단지 대기오염 줄이기
총 76.4兆 투입되지만 기후변화에 효과는 ‘글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기후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그린뉴딜` 사업의 밑그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5년간 들어갈 사업비만 73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일자리 65만9000개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 많은 돈이 어디 어디에 쓰일까요. 또 기후변화에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자료=환경부 제공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에만 20.3兆 투입

먼저 16일 정부가 발표한 5대 대표 과제 중 가장 재정 규모가 큰 사업은 전기·수소차 보급 사업입니다. 이 사업에는 20조 3000억원이 투입해 일자리 15만 1000개를 창출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으로 5년간 전기차 승용ㆍ버스ㆍ화물 등 전기자동차 113만대를 보급하고 급속충전기 1만 5000대, 완속충전기 3만 대 등 충전 인프라를 확충합니다. 수소차도 20만대를 보급, 충전인프라도 450대 설치 및 수소 생산기지 등 수소 유통기반 구축할 예정입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중소기업 육성·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위기 지역 미래형 전기차 부품기술 및 하이브리드 고도화 등 그린카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수소차 성능개선 및 세그먼트 확대를 위해 수소차용 연료전지시스템 기술개발 및 수소 트럭 개조 R&D·실증도 추진합니다.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노후 경유차의 LPG·전기차 전환 및 조기폐차도 지원합니다. 화물은 13만 5000대, 통학차 8만 8000대, 경유차·건설기계 등 116만대가 대상입니다.

자료=환경부 제공


15.3兆는 그린·디지털 학교 만들기에…11.3兆 재생에너지 확대에

두 번째로 큰 규모인 15조 3000억원은 학교 시설에 투입됩니다. 코로나19로 절실해지는 온라인 교육의 기반을 만들고 학교의 환경도 개선하는데 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노후학교 2890동 이상을 대상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친환경단열재 보강공사 등을 추진합니다. 초중고 전체 38만실에 WiFi 오는 2022년까지 조기에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 교원의 노후 PC·노트북 20만대 교체하고, 온라인교과서 선도학교 1200개교에 교육용 태블릿PC 24만대 지원합니다. 공공·민간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학습관리, 평가 등 온라인 학습의 전 단계 지원하는 온라인 교육 통합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석탄발전 중심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그린에너지 사업은 11조 3000억원이 투입됩니다. 이에 2025년까지 태양광·풍력 설비를 지난해의 3배 이상 수준으로 확대됩니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지역주민에게 융자를 지원하는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사업을 도입하고 농촌·산단 융자지원 확대합니다. 또 수소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수소전문기업 육성뿐만 아니라 생산부터 저장·활용까지 원천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2025년까지 6개의 수소 시범도시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RPS) 비율을 올해보다 1%포인트 오른 내년 최대 10%까지 상향하고 RE100이행수단을 마련해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의 참여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습니다. RE100은 기업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발적 캠페인입니다.

자료=환경부 제공


5.4兆 노후 공공시설 탈바꿈…4兆는 산업단지 대기오염 줄이기

생활에 밀접한 도시·공간·생활 인프라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사업에도 5조 4000억원이 투입됩니다. 이 사업은 노후 건물·에너지 효율 저하 시설로 인한 에너지를 많이 쓰는 건물을 탈바꿈하는 게 목적입니다. 앞으로 5년간 공공 임대주택 22만 5000호, 국공립 어린이집, 보건소 및 의료시설 2000여동, 문화시설 1000여 개소 등 공공건물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단열재 보강, 친환경 자재 시공 등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단지에 지원하는 사업도 4조원이 투입됩니다. 대표적인 신규 프로젝트로 클린팩토리, 생태 공장 구축 등 사업이 있습니다. 클린팩토리는 기업별 배출 특성 진단 및 오염물질 저감 설비·기술 지원하는 사업이고, 스마트 생태공장은 폐열·폐기물 재사용, 재생에너지 등을 통한 오염물질 최소화하는 사업입니다. 특히 현재 4000여개소 수준인 소규모 사업장 오염 방지시설 설치를 2025년에는 1만 3182개소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자료=환경부 제공


총 76.4兆 투입되지만 기후변화에 효과는 ‘글쎄’

한편 그린 뉴딜에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것에 비해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는 효과는 적을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급하게 추진되는 만큼 이번 사업으로 기후변화의 핵심 원인인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지에 대한 목표도 설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수준까지 낮추는 이른바 ‘넷제로’를 목표로 삼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외부에서는 넷제로 목표까지 제시해야 되느냐는 요구도 있었지만 넷제로에 관한 논의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넷제로에 관한 목표치는 올해 연말까지 논의를 통해서 도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그린뉴딜 계획이 73조4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데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감축 예상치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그린뉴딜 정책으로 온실가스를 5년 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의 20% 수준인 1229만t가량 줄일 수 있을 수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그린뉴딜은 한국판 뉴딜의 한 부분”이라며 “온실가스 감축에 한정된 사업이 아니고 기후 탄력성 제고 사업도 포함됐고 그린 녹색산업의 육성 같은 이런 부분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사업들을 모아놓으면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는 사업도 있고 온실가스 감축에 직접 기여하지 않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료=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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