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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미팅 이후 1년 6개월’ 文대통령, 재계총수에 일자리 러브콜(종합)

김성곤 기자I 2019.01.15 18:16:03

靑영빈관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새해 맞아 광폭경제 행보 일환
경제성적표 부진에 지지율 하락…기업인에 투자·고용확대 주문
文대통령 좌우에 중견기업인 배려…타운홀미팅 방식 열띤 토론
텀블러 들고 청와대 산책하며 소통…참석 기업인들에게 ‘이니시계’ 선물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사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뒷줄에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재계총수들에게 일자리 창출에 대한 초강력 러브콜을 보냈다. 새해 들어 광폭경제 행보를 선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대기업·중견기업 대표들과 만나 투자와 고용확대를 당부했다. 투자확대 및 고용창출 문제와 관련해 확실한 의사결정권을 지닌 기업 대표들에게 경제활력을 위한 지원을 당부한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규제혁신은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전담반 추진 등 화끈한 지원의사도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사전 시나리오 없는 타운홀미팅 방식 탓에 65분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열띤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다. 또 간담회 종료 이후에는 커피가 든 텀블러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한 기업 대표들에게는 대한상의를 통해 ‘이니시계’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손목시계가 기념선물도 전달될 예정이다.

◇투자·고용확대 절실한 文대통령, 의사결정권 가진 재계총수에 SOS

문 대통령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일자리 문제다. 취임 초부터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해왔지만 고용성적표가 그다지 좋지 못했기 때문. 특히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중재라는 외교안보 성과에도 최근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민생경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정책성과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가장 힘들었고 아쉬운 점은 고용지표 부진”이라고 고백하면서 연설문에서 △기업 8번 △일자리 3번 △고용 9번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 현안”이라면서 “앞으로도 일자리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재계총수들과 단체로 만나 경제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은 지난 2017년 7월 호프미팅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이후 해외순방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시찰이나 일자리 우수기업의 국내 사업장 방문 등 개별적인 만남은 있었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10대그룹 총수들과 함께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와 고용확대에서 확실한 의사결정권을 가진 오너 총수와의 만남을 통해 일자리 문제에 대한 SOS를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 이재용 부회장과 명함 주고받으며 “많이 도와주세요” 인사

이날 간담회는 시작 전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의 입장 전에 주요 기업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반갑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며 서로 명함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어 구광모 LG회장은 노영민 실장과 인사를 나누기에 앞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에게 차례를 양보하는 훈훈한 모습도 선보였다. 뒤이어 최태원 SK회장은 노 실장에게 “잘 지내셨습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사전 시나리오없는 타운홀미팅으로 치러졌다. 사회를 맡은 고민정 부대변인은 “지난번 중소·벤처기업 여러분들과 자리를 가졌는데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토론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황창규 KT 회장을 시작으로 송무석 삼강M&T 대표이사, 이종태 퍼시스 회장, 최태원 SK회장,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질문을 쏟아내면서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좌석배치의 미학’ 文대통령 좌우에 중견기업인 배치…5대그룹 총수는 뒷줄

이날 간담회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총 130여명이 참석하면서 좌석배치도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의 좌우 옆 자리는 재계총수가 아닌 중견기업 배려 차원에서 남녀 중견기업인이 앉았다. 문 대통령의 왼편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오른쪽에는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공업 사장이 각각 자리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 좌우에 앉은 두 분은 젊은 기업인들”이라면서 “김택진 대표이사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게임·IT 기업의 대표주자로서, 김재희 사장은 중견 여성기업가로서 배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택진 대표이사 옆으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가 차례대로 앉았다. 또 김재희 사장 옆으로는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강호갑 신영 회장이 순서대로 자리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는 문 대통령 뒷줄에 자리했다.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 바로 뒤편에 자리를 잡은 가운데 이 부회장 왼쪽으로는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오른쪽으로는 신유동 휴비스 대표이사,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각각 자리를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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