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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바른미래당은 경선에서 1위한 박종진 예비후보를 공천하자는 유승민계와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을 전략공천하려는 안철수계의 대립 구도다. 그러나 불출마 의사를 밝혀왔던 손 위원장이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돌연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공천갈등이 기존과는 다른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고위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 ‘무공천’카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24일 바른미래당은 오후 4시부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송파을 공천 문제를 매듭지으려고 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는 25일 오전 9시 최고위를 다시 열어 송파을 공천자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약 2시간에 걸친 최고위가 끝나고 유 공동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토론에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나왔다”며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못냈다”고 짧게 전한 채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에는 유 공동대표를 비롯해 하태경·정운천·김중로·권은희 최고위원과 지상욱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오전 중 이뤄진 손 위원장의 갑작스런 출마선언이다. 줄곧 불출마 의사를 강조해온 그가 입장을 180도 바꾸면서 기존 논의 역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 앞서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손 위원장을 만나 직접 ‘출마의사’를 전달받았다. 손 위원장은 ‘박주선 공동대표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당을 위해 희생해달라며 부탁했다’는 취지로 유 공동대표에게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또 ‘박종진 예비후보를 사퇴시켜달라’는 요청도 했다.
그러나 유 공동대표는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손 위원장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일축했다. 아울러 손 위원장이 출마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뜻밖이었다”고 표현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에 최고위 논의 역시 헛바퀴를 돌았다. 이날 최고위 역시 양 측의 입장차만 확인할 뿐이었다. 다만 손 위원장의 출마에 일부 최고위원들의 기류가 바뀐 듯 보인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논의가 계속 평행선이었다”면서도 “일부 최고위원들이 상황변화에 따라 의견이 바뀌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송파을 무(無)공천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무공천을 단호하게 반대하던 유 공동대표도 일말의 가능성을 남긴 바 있다. 그는 “(무공천은)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하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표결하지 않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무공천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