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서학개미 해외주식 열심히 사는데…외국인, 韓주식 역대 최대 순매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장영은 기자I 2025.12.03 15:28:41

11월 중 국내주식 14.2조원 순매도…하이닉스가 58%
"주가 급등 따른 차익 실현·AI 버블 경계감 맞물려"
서학개미, 지난달 해외주식 8.1조원 순매수
외국인, 국내 채권은 17.2조 순투자…역대 최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14조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같은기간 내국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8조원에 달해 최근 고환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해외 투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지난달 21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3.79% 하락한 3853.2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8308억원어를 순매도하면 일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팔아치웠다.


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중 국내 주식을 14조 2000억원 순매도했다. 월간 순매도 금액 기준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0년 3월(12조 9000억원)과 미국 상호관세 부과 직후인 올해 4월(10조 1000원) 등을 넘어선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으로 5조원가량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금액은 11월을 기점으로 9조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순매도 금액이 11조 6000억원으로 전체의 80.1% 차지했고,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 8조 2000억원, 삼성전자 2조 200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면서 두 종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달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7.7%다.

(자료= 국제금융센터)


11월에도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내국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금액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인 투자자는 11월 한 달 동안 해외 주식을 55억 2000만달러(약 8조 1000억원)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10월(68억 1000만달러)에 이어 ‘사자’ 기조를 지속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고환율에 대해 “거주자의 해외 투자 확대 및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높아졌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7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너무 한 방향으로 쏠려가는 게 있고, 그게 또 내국인의 해외 주식투자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 면이 좀 우려된다”면서, 젊은 층의 해외 투자가 ‘유행처럼’ 처지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는 차익 실현 등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과 인공지능(AI) 버블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게 국금센터의 분석이다. 신술위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는 한국 주식 펀더멘털에 대한 시각 악화보다는 주가 급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압력과 AI 버블 경계감이 맞물리며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신 책임연구원은 “그동안의 가격 상승 과정에서 시장 레버리지가 상당히 누적됐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외국인 주식 투자는 단기간 내 매수 기조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금, 비트코인, AI 주식 등 ‘에브리씽 랠리’에 동참한 자산들이 하락하고 있어 연말 거래 유동성이 적은 상황에서 위험자산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은 11월 한 달 동안 국내 상장채권을 17조 2000억원 순투자(잔액 기준)했다. 올해 연간 누적으로는 56조원 순투자로 집계됐다. 현재 외국인 주식 보유잔액은 1178조원, 채권 보유잔액은 330조원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