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28일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전 세계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방위산업 주식”이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성장에 힘입어 모회사인 한화그룹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거의 두 배 불어난 약 73조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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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건 폴란드와 K9 자주포 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옛 소련 시대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위해 설계된 비교적 저렴한 무기를 수십년 동안 생산해 온 경험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배치한 무기도 이러한 시스템에 포함된다.
록히드마틴이나 BAE시스템즈와 같은 업계 선두주자들보다 기업 규모는 훨씬 작지만, 경쟁사들보다 더 빠르게 고품질의 무기를 공급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안보 동맹이 약화한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저렴한 재래식 무기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쟁이 드론과 인공지능(AI)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도 재래식 무기와 장갑차 생산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재래식 무기가 지상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현재 이러한 무기를 생산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더제이 자산운용의 최광욱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세계 각국이 자국 안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새로운 냉전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기 수요도 폭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무라증권의 황이온 애널리스트는 ‘매수’ 추천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에 “거버넌스 우려에도 단기적인 촉매제가 주가 회복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며 “강력한 수익 성장, 해외 신규 주문, 동종업체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한화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예상 수익의 19배에 거래되고 있지만, 유럽 경쟁업체인 독일 라인메탈(41배), 이탈리아 레오나르도(25배)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 회사가 유럽, 중동, 호주, 미국에 생산 시설을 완공하면 2035년까지 70조원의 매출을 창출하고 연간 10조원의 이익을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쟁사인 현대로템의 주식도 올해 두 배 이상 상승해 아시아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두 회사 모두 한국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이라는 군사력이 강한 이웃과의 전투에 대비해 한국군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한국은 세계 10위의 무기 수출국으로 2027년까지 4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