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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長考)를 거듭했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침내 지난 2일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공민배·공윤권·권민호 세 예비후보가 선공후사의 대승적 결단으로 저를 도지사 단일후보로 지지하고 ‘원팀’이 돼 선거 승리를 위해 함께 하기로 한 데 깊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盧·文 두 대통령과 함께 인생 1막
김 의원에게 따라붙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수식어는 그의 생애를 잘 축약한 표현이다. 김 의원은 1994년 신계륜·임채정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정치는 제게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었다”고 자신의 책 ‘사람이 있었네’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동기를 털어놓은 바 있다.
김 의원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며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얻었다. 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로 입성해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 제1부속실 행정관, 연설기획비서관, 공보담당비서관을 역임했다.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기획팀을 시작으로 노 전 대통령 임기 내내 지근거리를 지켰다.
퇴임 이후에도 노 전 대통령을 따라 봉하마을에 정착해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좌해 ‘마지막 비서관’이란 별칭을 얻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때는 유가족을 다독인 것도 그였다고 한다. 서거 이후 봉하재단 사무국장,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으로 일했다. 이미 이때부터 김 의원은 ‘미소천사’라는 이름의 지지자 모임이 꾸려질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도 1등 공신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 특별보좌관, 수행팀장을 맡았던 그는 지난해 19대 대선에서도 대변인을 맡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킹메이커로서의 능력을 증명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후에도 대통령 옆 자리를 지켰다. 김 의원은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이 당선 후 처음 가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며 문 대통령의 성공에 힘을 보탰다.
정치인 ‘김경수’의 두번째 도전은 ‘야도’ 공략
‘정치인 김경수’로 데뷔한 것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이었다. 2011년 김해을 보궐선거부터 본격적으로 정치권의 구애를 받기 시작한 김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김해을’에 민주통합당 간판으로 출마했지만 김태호 새누리당 전 의원에게 석패했다. 절치부심 2014년 경남지사 선거를 준비했으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맞붙어 다시 고배를 마셨다. 결국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세 번째 도전 끝에 더불어민주당 내 최고득표율로 김해을에서 당선됐다.
김 의원은 2016년부터 2년간 총 291개 법안 발의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도 52개나 돼 임기 절반을 열정적으로 일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이 가운데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청년 창업 활성화 및 청년창업기업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등 문재인 정부 핵심 공약과 직결된 법안도 적지 않다. 그가 경남지사 출마를 끝까지 고심했던 이유 역시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부산·경남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한 중앙당의 출마 요구에 다시 한번 몸을 던졌다. 김 의원이 이번에 경남지사에 당선되면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되는 첫 사례가 된다. 과거 김두관 의원이 경남지사에 당선되긴 했지만 무소속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아성인 경남을 차지할 경우 단번에 두 전·현직 대통령을 이을 차기 대선주자로 도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김 의원에게 유리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가 MBN의 의뢰로 지난달 24~25일 경남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박완수·윤한홍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를 압도했다. 신뢰감을 주는 외모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 노 전 대통령을 끝까지 모신 의리 등이 김 의원의 인기 비결이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이 19대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패배를 안겨준 김태호 전 의원을 내세울 채비를 하고 있어서다. 또 김 전 의원은 이미 경남지사 선거에서 두 차례 승리를 거머쥔 경험도 있다. 특히 전임자인 홍준표 대표가 경남지사 자리를 자신의 재신임 여부와 결부시켜 배수진을 친 상황이라 판세는 더 복잡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사람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권주자로 성장하기 위해 맞닥뜨린 첫 관문은 ‘야도’ 경남에서의 완전한 승리”이라며 “얼마나 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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