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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번달 원·달러 환율을 전망할 때 한반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죠.”
외환 분석을 담당하는 한 금융회사의 A 연구원은 10일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당초 전망했던 수준을 넘어 1140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끼어들었다. 바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다. 미국이 중국에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독자적 대북정책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실제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인 칼 빈슨호가 한반도 인근으로 재배치되는 등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긴장 높아지는 한반도…달라지는 해외 시각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70원(0.68%) 오른 114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값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140원을 웃돈 것은 지난달 15일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이날 원화만 약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축소 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일본 엔화, 대만 달러화, 호주 달러화 등을 비롯한 아시아 통화도 함께 약세였다. 다만 유독 원화 약세 폭은 더욱 컸다. 한반도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B은행 외환딜러는 “이번 북한 관련 문제로 해외에서 한반도를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전체적으로 달러 매수세가 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북 관련 지정학적 위험은 왕왕 불거졌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 긴장감이 사뭇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일정 중 시리아 공습을 감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해외 시각도 바뀌었다.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를 나타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7일(현지시간) 5년 만기 기준 51.72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은 대출 부도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CDS를 발행한 기관이나 국가의 부도 가능성이나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함께 오른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넉달 만에 50bp를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를 향한 부정적 시각이 좀더 많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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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오를 듯” VS “하락 요인도 있어”
앞으로 환율 방향을 두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C은행 외환딜러는 “그렇지 않아도 주식 배당 관련 역송금 수요가 많아졌고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섰다”며 “여기에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져 달러 매수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비해 상단이 더 높아지긴 어려우리란 예상도 있다. D은행 외환딜러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안전자산 선호(risk-off) 분위기가 우세해졌는데도 달러당 1140원 중반에 가까워지니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네고물량이 나왔다”며 “아직 미국의 환율보고서도 발표되지 않아 관련 경계감도 환율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기초체력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변동성이 확대되는 정도”라며 “북한 관련 문제가 극단적 상황까지 치닫지 않는다면 달러당 1150원대에선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