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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의 부정선거 가능성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담화를 통해 헌법과 법률에 근거가 없는 계엄군의 선관위 청사 무단 점거와 전산서버 탈취 시도는 위헌·위법한 행위임이 명백하게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에 강력히 규탄하며, 이번 사건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관계 당국의 진실 규명과 함께 그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선관위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선거 과정에서 수차례 제기된 부정선거 주장은 사법기관의 판결을 통해 모두 근거가 없다고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실제 극우 유튜버들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며 선관위 관계자들을 수차례 고발했지만 수사기관 등에서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국정원 점검 당시 원활한 점검 위해 보안시스템 적용 안해”
윤 대통령이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 확인됐다”고 언급한 국정원 참여 보안컨설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선관위는 지난해 7~9월 사이 12주간 국정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선관위 정보보안시스템에 대한 보안컨설팅을 진행했다. 선관위는 당시 효율적 점검을 위해 보안컨설팅 실무단을 구성해 국정원이 요청한 각종 정보·자료를 최대한 제공·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컨설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전에 △시스템 구성도 △정보자산 현황 △시스템 접속 관리자·테스트 계정을 제공했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침입탐지·차단 등 자체 보안시스템을 고의로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선관위의 설명이다.
선관위는 또 “보안컨설팅 결과 일부 취약점이 발견됐으나 북한 해킹으로 인한 선거시스템 침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일부 취약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22대 국회의원 선거 실시 전에 보안강화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실 부정선거 되려면, 실물 투표지까지 바꿔치기해야 해”
아울러 “설령 선거시스템에 대한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선거에 있어서 부정선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가능성이 실제 부정선거로 이어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 시스템 관련 정보를 해커에게 제공하고, 선관위 보안관제시스템을 불능상태로 만들어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작한 값에 맞춰 실물 투표지를 바꿔치기해야 하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투·개표는 ‘실물 투표’와 ‘공개 수작업 개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보시스템과 기계장치 등은 이를 보조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며 “투·개표 과정에 수많은 사무원, 관계공무원, 참관인, 선거인 등이 참여하고 있고, 실물 투표지를 통해 언제든지 개표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수일간의 잠행을 깨고 이날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선관위 시스템 해킹에 따른 부정선거 가능성을 주장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실시한 선관위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해킹 시도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선관위는 헌법기관이고,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군을 동원한 선관위 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은 국회보다 먼저 선관위를 점거했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계엄군에게 선관위 서버를 통째로 들고 나오라고 지시했지만 법무관들이 위법성을 이유로 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대학 동기로서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조차 5일 국회에 출석해 “왜 선관위를 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