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취득가액이 아닌 시장가치로 회계에 반영,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회계위반 결정을 받았다. 그 결과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일 대비 17.21% 폭락한 40만 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계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문제로 지적받은 회계평가는 2년 전 국내 대형 회계법인들로부터 적정의견을 받은 사안. 특히 코스피 상장 과정에서는 한국공인회계사회 감리까지 거치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인받았다.
그랬던 금융당국이 2년 후 기존 입장을 스스로 뒤집는 의견을 낸 것은 제대로 살피지 못한 금감원 책임도 막중하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최종 결론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과징금 부과부터 극단적으로는 상장실질심사나 매매거래정지 처분을 받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이렇다할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애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가 아닌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이 주력이라 글로벌 사업을 위해서는 나스닥에서 자금수혈을 받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당시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지속적인 구애를 펼쳤고 때문에 나스닥 대신 코스피를 택했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국내 바이오의약품산업은 현재 태동기에 있다. 바이오의약품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이 필수다. 우리 주식시장은 내국인만 투자하는 게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의 약 10%는 외국인이 가지고 있다.
이렇게 관계당국이 낸 결과를 수년 뒤 스스로 뒤집는 일이 잦아지면 이는 대외 신뢰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때는 문제가 되지 않던 사안이 왜 이제와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금감원의 명쾌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