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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장이 ‘갈등의 불씨’인 국회법 개정안을 보내지 않으면서 행정부와 입법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태는 일단 미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의장은 이날 “야당이 내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해서 의장 중재안을 수렴한다고 알려왔다”면서 “야당에게 논의 시간을 충분히 더 주기 위해 이송을 보류했다”고 밝혔다고 최형두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국회 관계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한 패닉과 심각한 경제난 등이 있는 가운데 행정부와 입법부가 부딪히는 사태는 미뤄졌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안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이후 여의도 정가의 최대 쟁점이었다. 국회는 지난달 29일 새벽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행정입법을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하고 요구 받은 행정기관은 이를 처리해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 시켰는데, 박 대통령이 위헌 소지를 거론하며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 의장은 국회의 수정·변경의 경우 ‘요구’를 ‘요청’으로, 행정기관의 조치의 경우 ‘처리해 보고한다’를 ‘검토해 보고한다’로 각각 수위를 낮춘 중재안을 냈다.
다만 새정치연합이 정 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새정치연합 개정안 수정 자체에 반발하고 있다. 만에 하나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정 의장은 이를 그대로 정부에 이송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등 지난달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 58건을 정부에 보냈다. 담뱃값 경고그림·문구 삽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과 중잉선거관리위원회 산하 독립기구가 선거구를 획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주요 법안이다.
이들 58개 법안은 정부 국무회의를 거쳐 박 대통령이 서명하면 정식으로 공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