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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 8월25일 기획처의 요청을 받아 이틀 뒤 미래대응기금법 조항 7건의 삭제와 국가재정법 개정안 조항 3건의 수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검토 의견서를 제출했다. 박 의원은 “재경부의 요구가 단 한 글자도 법안에 반영되지 않았고 부처 간 이견 조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경부가 가장 문제 삼은 것은 기금 간 여유자금 거래다. 기획처 안은 미래대응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을 거치지 않고 다른 회계·기금과 자금을 직접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재경부는 자금 통합관리 기능이 중복된다며 관련 조항 삭제를 요청했다. 박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에 이런 기능을 주면 기존 재정관리 시스템을 허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해 재경부는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국채를 갚을 수 있도록 근거를 명시하고, 초과세수 사용 방식을 재경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기금에 돈을 쌓아두기보다 국채를 상환해 이자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박 의원은 “초과세수는 나랏빚부터 갚아야 한다는 주장마저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재경부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지난 8월28일 재경부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추가세수를 채무 상환보다 기금에 적립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댓글에는 “미래세대를 차주로 대충 땡겨 쓰는 느낌”, “국가 빚 갚는 게 바보짓이라니”라는 반응이 담겼다. 박 의원은 “관리위원회 활동 중이니 조심하라”는 댓글도 있다며 내부의 ‘입틀막’ 우려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기획처가 미래대응기금법 제정안과 국가재정법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단 나흘 만에 마치고 9월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과정도 문제 삼았다. 또한 재경부가 수정 의견을 제출한 지 사흘 뒤인 8월30일 구윤철 전 경제부총리가 미국 출장 출국 직전 교체 통보를 받은 점을 들어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반대가 경질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박 의원은 “경제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경제부총리의 요구를 기획예산처가 단 한 글자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말했다. 김용범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만큼 기금 추진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주장했다. 구 전 부총리 경질과 관련해선 과거 경제부총리가 대통령과 후임 인사를 논의하던 관행까지 깨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막는 게 급선무”라며 이후 국정조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을 다가오는 예산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보고 총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정조사 추진 여부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래대응기금이 국회의 예산심의·통제권을 우회할 우려가 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당 차원에서 법안 저지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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