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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는 ‘예술의 다중우주’를 주제로 10월 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 국립극장,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등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해외 초청작 7편, SPAF 협력예술가 작품 5편, 팸스×스파프 초이스 5편, 창작랩 3편까지 총 20편으로 구성된다. 창작 과정과 공연예술의 주요 담론을 나누는 워크숍 페스티벌도 함께 진행한다.
최석규 예술감독은 “예술의 다중우주는 하나의 미학이나 정해진 답으로 수렴되는 세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삶과 감각, 관점이 만나고 교차하며 의미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며 “낯선 시선과 상상력을 나누며 대화와 관계가 시작되는 축제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화제는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제1장 ‘새’를 원작으로 한 낭독 공연 ‘새’의 국내 초연이다. 지난 7월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된 이 작품은 프랑스 연출가 줄리 델리케가 연출하고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이 출연해 제주 4·3의 기억과 역사적 상처를 목소리로 전한다. 이혜영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강 선생의 작품을 읽어보니 너무 아름다웠다”며 “국내 관객에게 첫선을 보이는 만큼 서로 다른 경험을 지닌 두 배우의 목소리가 한 무대에서 만날 때 생기는 울림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 번째 전쟁’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독일어권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협력예술가 박본이 연출한 오페라극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의 공동제작을 통해 3년간의 리서치와 쇼케이스를 거쳤다. 가상의 세 국가의 전쟁을 통해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불안과 진실의 경계를 질문한다. 소프라노 임선혜는 “오페라지만 성악가들만 노래하는 게 아니라 연극 배우도 노래하고, 성악가도 대사를 하며 동등한 비율로 참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협력예술가 김재훈이 이끄는 ‘화성학 실습’은 화성학이라는 서양 음악 이론을 출발점으로 그 원리가 사회와 역사로까지 확장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4명의 퍼포머가 직접 제작한 신악기를 연주하고 3인조 록밴드와 피아노 5중주가 더해진다. 김재훈 연출가는 “화성학은 서로 다른 음을 조화롭게 배열하는 규칙이지만, 그 규칙이 누구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었는지도 질문할 수 있다”며 “각기 다른 소리가 사라지지 않은 채 함께 울리는 공동체를 상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팸스×스파프 초이스로 선정된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는 1세대 트랜스젠더 여성 색자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와 퀴어 공동체의 역사를 기록한 작품이다. 구자혜 연출가는 “색자님이 주입식으로 제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인지를 교육시키셔서, 결과적으로 그분 덕분에 제 삶이 변했다”며 “이 감각을 다른 존재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공연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은 발레가 만들어온 신체 규범과 미적 기준에 균열을 내며 ‘모든 몸을 위한 발레’를 제안하는 작품이다. 윤상은 안무가는 “발레라는 규칙을 우리 식대로, 자기 몸이 가진 조건과 감각대로 가지고 놀고 싶었다”며 “보기 위한 발레가 아닌 하기 위한 발레의 가능성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SPAF는 아비뇽 페스티벌과의 협력을 중심축으로 한 양방향 플랫폼 기능도 강화한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 티아고 호드리게즈의 ‘사이의 거리’, 프랑스 안무가 마틸드 모니에르의 ‘소아페라, 인스톨레이션’ 등을 선보이는 한편, 국내 작품의 해외 진출 기반도 넓힌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SPAF는 예술가에겐 새로운 시도와 기회를, 관객에겐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며 “아비뇽 페스티벌과의 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 협력을 통해 한국 공연예술의 가능성을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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