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피부과 조소연 교수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주사피부염이 지속되면 피부암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주사피부염이란 뺨이나 코, 입술 등 얼굴의 중앙부위에서 나타나는 피부질환으로서, 안면홍조와 혈관 확장, 1cm 미만 크기의 솟아 오른 피부 병변, 농포, 부종 등이 관찰되는 만성 질환이다.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주사피부염은 자연 치유되지 않고 결막염, 각막염, 림프 부종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주사피부염 관련 전국 인구 기반 코호트(동일집단) 연구’에 참여한 1만 1천 4백 20명의 임상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해 주사피부염 환자에서의 피부암 발병 위험비(hazard ratios, HR)를 정상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주사피부염이 진단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광선각화증 및 편평상피세포암 발병 위험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변량 cox 회귀분석모델(multivariate Cox regression analysis)’을 이용한 위험비 분석 결과에서, 주사피부염을 가지고 있는 대상자는 정상 대조군과 비교해 편평세포암이 발병할 위험이 2.66배 상승했으며, 광선각화증이 발병할 위험은 무려 6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평세포암은 피부 표피의 각질 형성 세포에서 유래된 비흑색종 피부암을 말하며, 자외선에 오랜 기간 노출되어 발생하는 광선각화증은 편평세포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피부암의 초기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사피부염이 피부암 발병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인자라는 사실이 규명됐다.
또한 연구진은 주사피부염과 광선각화증, 편평세포암 발병의 최대 위험요인인 장기간 일광 노출이 이 세 가지 질환의 연결고리로 해석할 수 있다고 논문을 통해 밝혔다.
조소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피부질환인 주사피부염이 피부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주사피부염은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면 염증에 의해 피부에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로 피부암 발병과의 연관성까지 확인된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피부과학회가 발행하는 SCI 국제학술지인 ‘악타 피부·성병학(Acta Dermato-Venereologica)’에 10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