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3위 양주 제조업체 산토리의 다케시 니나미 최고경영자(CEO)는 “주변 호텔을 둘러보면 공실이 많고, 식당과 바(bar)의 테이블은 몇 자리만 채워져 있다”라며 “코로나19 여파가 주류 업계에 미치는 경제 영향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이 여전히 생산라인의 중심이 되겠지만 일부 공장은 본국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류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된 뒤 사적 만남이나 친목 활동이 줄어들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계 최대 양조회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는 2억 8500만달러(한화 약3401억원)의 판매량 감소를 예상했으며, 산토리·기린 등 일본의 다른 양조회사들도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SMBC 닛코 증권은 일본의 올해 맥주 판매량이 전년 대비 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일본 요식업·주류업계에서는 3~4월 벚꽃 개화 시기가 ‘대목’으로 꼽히는데 이 시기에도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
관광·유통업의 위축은 주류업체의 실적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 노무라는 1~3월 일본으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4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백화점의 매출 하락도 점쳐진다. 이에 요시노리 이소자키 기린 맥주회사 대표이사는 “상당한 경제적 타격이 있을 것이다. 특히 식당·숙박업소·호프집에서 맥주 소비량 감소는 ‘헤아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 뿐 아니라 생산 운영·관리에도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다. 산토리는 미국의 양조회사 빔을 소유,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생산구조는 아니지만 홍보용 맥주 140만캔 등 중국 내 생산이 불가피한 물량이 있다. 산토리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공장의 생산라인을 공유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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