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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기를 맞는 르완다 대학살과 관련해 주한 르완다 대사관은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행사에 참여한 메리 맬쉬(24)씨는 “(비록 그 해 태어났지만)르완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모두 다 알고 있다”며 “나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정권을 잡은 후투족이 소수 민족 투치 족 등 100만여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당시 르완다에서 후투족 출신 쥐베날 하비야리마나 대통령이 전용기 격추 사고로 숨지자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후투족 강경파가 100여 일 동안 투치 족 등 소수민족을 대학살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이날 추모식에 발언에 나선 르완다 교민대표 클로드 무레케지(CLAUDE MURECKZE)씨는 “당시 르완다에서 일어난 투치족에 대한 학살은 인류의 몰락이었다”며 “대학살 추모는 르완다의 사회적 성장의 일부분이고 여러분의 인생 그 자체다. 기억하고 단결하고 재건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슬픔·절망·부정적인 영향들을 극복한 생존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 르완다에서는 희망·낙관·회복력으로 미래를 마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유명 인사 등도 참가해 추모의 뜻을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추모사를 통해 “1994년 국제사회는 투치족과 르완다를 돕지 못했다”며 “국제 연합은 실패의 교훈으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했고 보호책임의 원칙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로부터 배우길 바란다”며 “공동체가 재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류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넘어 번성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도 추모사에서 “르완다 사람들의 삶은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변하고 있다”며 “르완다의 경험은 69년 전 수백만 명의 희생을 겪은 한국이 화해와 번영으로 갈 때 큰 영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르완다 교민 등 30여 명은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에서 대학살 희생자를 기르는 추모 행진도 진행했다. 이들은 ‘No to Genocide(대학살에 반대한다)’·‘Remember the Genocide against the Tusti(투치족 대학살을 기억하라)’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시민들에게 보이기도 했다.
행진에 참여한 태국인 실 수바(25·SILSUPA)씨는 “대학을 다닐 당시 룸메이트가 르완다인이었다”며 “르완다 대학살은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로 감정을 공유하고 배려심을 나눌 수 있었다”며 “그리고 이번 행사를 통해 여러 사람이 하나로 묶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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