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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이날 오후 전북 전주의 덕진노인복지회관을 찾은 자리에서 ‘어르신을 위한 문재인의 9가지 약속’을 전격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기초연금 매월 30만원 지급 △치매 국가책임제 △틀니·임플란트 본인부담금 절반 축소 △찾아가는 방문 건강 서비스 △보청기 건강보험 적용 확대 △어르신 생활복지회관 설립 △농산어촌 100원 택시 도입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 정책 △홀몸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등이다.
이에 맞서 안 후보도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학생회관 1층에 위치한 어르신이 운영하는 카이스트 빨래방을 방문하고선 △소득 하위 50% 이하 기초연금 30만원 인상 △기초연금에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제도 폐지 △노후소득보장 통합재정 재계산 제도 도입 △연금재산·정부지원액 통합 관리 계좌제도 도입 △75세 이상 고령 환자의 입원비 본인 부담률 10%로 하양 △틀니 건강보험의 본인 부담률 30%로 하양 등을 골자로 한 ‘노인공약’을 꺼내며 맞불을 놨다.
대표 공약인 ‘기초연금 30만원 지급’은 큰 틀에선 궤를 같이하지만 ,각론에선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공약 대부분이 대동소이하다”면서도 “기초연금과 관련해 안 후보가 재원 마련 등을 더 깊이 있게 고려한 것 같다. 다 똑같이 올려줄 수는 없으니 하위계층의 소득보장을 우선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2014년 7월 시행된 기초연금 제도는 고령자들을 위해 매월 2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애초 65세 이상 노인 전체를 대상으로 구상됐다가, 소득범위·국민연금 연계 논란 등을 겪으면서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을 제외한 소득하위 70%에만 혜택을 주고 있다.
정치권에선 노인공약을 발표한 시점과 장소, 전략에 오히려 더 주목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옛 야권의 한 관계자는 “장년층에 취약한 문 후보는 안 후보와의 접전이 예상되는 호남의 어르신을, 반면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른 안 후보는 보수의 심장인 TK 어르신의 표심을 더 절실하게 원할 것”이라며 “공교롭게 같은 날 비슷한 공약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양 후보 측의 전략과 맞물린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략적 요충지에 화력을 집중시키며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라며 “문 호부는 ‘텃밭’인 호남에서, 안 후보는 잠재적 지지층인 대전·대구에서 공을 들이는 모양새”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