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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도 이사 준비…대장주 또 떠나는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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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연 기자I 2025.11.10 16:41:40

상폐 승인 의안 상정…내달 8일 임총서 의결 예정
포스코DX·엘앤에프 이어 코스피 이전상장 본격화
이전 후 수익률은 '글쎄'…코스닥 '2부리그 전락' 우려도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알테오젠(196170)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한다. 코스닥을 대표하던 대형 성장주들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면서, 미국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발한 코스닥이 성장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규모가 커지면 다 코스피로 떠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코스닥이 ‘2부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6일 코스닥 상장폐지 승인을 위한 의안 상정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절차의 일환이다. 오는 12월 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전상장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며, 주주 승인을 받으면 이전 절차가 본격화된다. 이날 종가 기준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약 28조원으로 코스닥 전체 1위다.

한국거래소에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면 45영업일 이내로 상장 심사를 진행, 심사가 마무리된 후 약 1주 후 상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임시 주총에서 의안이 가결 될 경우 내년 초에는 알테오젠의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코스닥 대형주의 ‘이사 행렬’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만해도 포스코DX(022100), 엘앤에프(066970), 파라다이스(034230) 등이 잇따라 코스피로 이전했다. 지난해 이전상장을 추진했다가 올 2월 철회한 에코프로비엠(247540)도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들어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 여파로 지난해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낸 에코프로비엠은 분기 연속 흑자가 지속되면 이전상장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 펀드로부터 자금이 유입될 수 있고, 기업 저평가 해소 및 인지도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코스피 이전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세 종목 모두 이전상장 첫날 주가가 하락했다. 엘앤에프는 상장일 하루동안 9% 가까이 하락했고 포스코DX와 파라다이스도 각각 6%, 4%대 떨어졌다. 이후 1년 뒤 수익률을 살펴봐도 포스코DX는 72% 이상 급락했고, 엘앤에프 역시 40%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파라다이스만이 1년 후 약 4%대 상승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전상장은 기업 인지도와 유동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이지만,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주가 측면의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업계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이 결국 코스피로 옮겨가는 흐름이 고착화될 경우, 코스닥의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술(IT)과 이차전지에 이어 바이오 산업마저 다시 코스피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코스피 대형 기업에 투자가 몰리면서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는 10일 종가 기준 4073.24로 올해 들어 69.75% 상승했지만 코스닥은 888.35로 같은 기간 30.99%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 수익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은 혁신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모두 코스피로 이전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장 간 역할 조정과 구조적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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