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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추가로 공격하더라도 우리는 전보다 더 잘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우리는 더 많은 공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철퇴를 맞은 뒤 미중 무역전쟁, 나아가 양국 간 5G 패권다툼의 상징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화웨이를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며, 런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을 캐나다에서 체포·기소했다. 또 동맹국들에게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 또는 기술을 쓰지 말라’며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공세에도 런 회장은 ‘더 할테면 해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우리는 이미 지난해 경험을 얻었으며 (덕분에) 더욱 강력한 팀을 가지게 됐다”며 “추가 공격에도 충분히 견딜수 있다고 전보다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압박에도 큰 타격은 입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러한 도전들을 극복해냈고, 또 괜찮을 것”이라며 “올해 미국이 더 많이 공격할지 모르겠지만, 화웨이 사업에 끼치는 영향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자신했다.
런 회장은 되레 미국이 화웨이를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급속도로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많은 수학자와 슈퍼컴퓨터, 초대용량 접속 등이 필요한데, 중국은 아직 출발점에 있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오랜 시간 세계 최고가 되는 것에 익숙해졌고, 모든 것에서 최고가 되기를 원한다. (이 때문에) 다른 누군가 더 잘한다고 하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런 회장은 하지만 “그러한 불편함이 세계적 흐름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AI가 인류를 이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관리 기술 대부분을 미국에서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며 되레 “미국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화웨이를 과도하게 우려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미국이 화웨이를 두려워 해서 지나치게 견제한다는 도발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AP통신은 런 회장이 도전적 어조였다고 평가했다.
런 회장은 이외에도 “미국과의 갈등이 서방과 중국 기술을 완전히 두 갈래로 갈라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세상이 2개 시스템으로 갈라질지 여부와 관련,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학은 진실에 대한 것이며 단지 하나의 진실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고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