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들 여전히 주식투자 꺼려”-블룸버그

김형욱 기자I 2017.02.16 17:18:16

인기영합주의 기승 등 정치적 불확실성 우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다우존스 산업30지수 추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11월9일(현지시간) 전후로 급등해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세계 최고 부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우려에 최근 이어지는 글로벌 주가 상승 흐름 속에서도 주식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1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4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와 11월 보호무역을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올해 역시 주요 선거가 있는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에서 반 EU를 내건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가 트럼프의 성공을 뒤따르려 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자산관리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티안 놀팅은 “사람들이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위험성이 큰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안정적인) 채권 시장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화(현금)가 현재로선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사람들이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채권을 갖고 있으려 한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은 주식을 사려는 시도를 하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있어 부담스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15일(현지시간)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티잔 티암 역시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고객 역시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가며 국제 증시의 하락의 방어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 자산관리도 운용 복합자산 펀드 내 유럽 주식 보유 비중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경기활성화 기대감에 대규모 자산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겨가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에 대한 금융시장 내 논란도 한층 가열하고 있다. 미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왑 최고글로벌전략가인 제프리 클레이톱은 앞으로 수년 동안 이 추세가 이어지리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는 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앞선 14일 많은 자산가가 트럼프 당선 이후 증시 상승 랠리 속에서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쌓아둔 현금을 꺼내들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트럼프 당선 전후 애플과 미국 4대 항공주를 비롯해 120억달러(14조원)어치의 주식을 새로이 사들였다. 이 결과 이른바 ‘트럼프 랠리’에 올라타며 자산을 10조원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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