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넘은 증권거래세 인하, 설 이후 구체화

문승관 기자I 2019.01.30 15:45:56

금융위 “여당 차원서 진행 중…기재부와 관련 내용 논의하고 있어”
7월 세법 개정안 준비기간 고려하면 설 이후 당정차원서 발표할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권거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가 분주해지고 있다. 그동안 증권거래세 인하에 부정적이었던 기획재정부가 입장을 전향적으로 바꾼 만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공을 넘긴 금융위는 기재부 실무진과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를 강화하는 한편 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자본시장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수시로 브리핑하는 등 설 연휴 이후 구체화할 거래세 인하 방안에 대해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30일 “(증권거래세 개편과 관련해)균형 있게 될 수 있도록 협의를 계속해나가고 있다”며 “결국 세제를 담당하는 기재부가 최종적으로 판단할 문제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총리가 적극적으로 거래세 인하를 언급한 게 처음이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확히 언제 발표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우리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반드시 해야 한다 이런 의견이 아닌 국민과 투자자에게 어떤 효과가 있고 자본시장 발전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세수 감소를 이유로 증권거래세 인하나 폐지안에 난색을 표해왔다. 지난 1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업계를 만난 자리에서 증권거래세 인하에 공감을 표하자 기재부는 직접 이해찬 대표를 만나 증권거래세 존치 이유를 설명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홍 부총리의 이번 발언으로 증권거래세 개편은 큰 산을 넘게 됐다.

홍 부총리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 인하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해 견해를 밝힐 것”이라며 “실무자들과 같이 증권거래세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한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토 기준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건 2순위”라며 “1차적으로 증권거래세 인하가 증권 시장에 미칠 영향, 과세 형평, 재정 요건을 감안해 (인하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7월 기재부가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증권거래세법을 포함하려면 내달 중 방향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7월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거래세 인하 내용을 담은 증권거래세법을 포함하려면 내달 중 구체적인 인하 방침을 정해야 한다”며 “대략 5~6개월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설 연휴 이후 거래세 인하에 대한 당정차원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운열 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거래세 폐지를 당 차원에서 추진하기 위해 당 정책위원회와 대화 중”이라며 “단계적으로 폐지할지 일시에 폐지할지 등을 두고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설 연휴를 보낸 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세수가 줄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동성이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 전체 세수가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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