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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은 땅에 묻히거나 풀잎 등으로 덮이지 않고, 높이 1~2.5m 안팎의 활엽수목이 우거진 잡풀 위에 방치된 상태였다. 또 립글로스 하나 외에는 주변에서 의류나 소지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머리카락 역시 어떤 이유에서인지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로써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여고생이 실종된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9일간 강진의 낮 최고기온이 28~31도였고 사흘 연속 비가 내렸다. 이런 날씨에 알몸 상태로 땅 위에 있으면 부패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것.
또 신원 확인이 어렵게끔 옷과 소지품 등을 없애고, 멧돼지 등 들짐승이 다니는 길목에 시신을 유기한 점도 눈에 띈다. 야생에서 짐승에 의해 백골화가 진행된 시신의 원형보존이 어렵게 되기를 의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시신을 땅에 묻으면 부패 진행 속도가 더디다. 범인은 증거인멸 차원에서 시신의 부패가 빨리 진행되길 바랐을 것”이라며 “시신의 신원확인은 주로 옷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없앤 점도 경험 많은 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