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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에서 선출된 대표 판사들이 모인 회의체로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관해 의견을 표명하거나 건의한다. 필요한 경우 사법행정 담당자의 설명과 자료 제출도 요구할 수 있다.
이번 회의 안건은 전국법관대표회의 구성원이 발의한 안건 1개와 산하 분과위원회가 발의한 안건 5개 등 총 6개로 정해졌다.
구성원 발의 안건에는 앞서 법원행정처가 전국 법관을 상대로 인사제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새 법원장 보임 절차를 공지하는 과정에서 법관대표회의의 의견을 묻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명하자는 의안이 포함됐다. 안건 내용에는 사법행정 관련 중요 사항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미리 의견을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원장 추천제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권한을 분산하고 각급 법원의 사법행정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2019년 도입했다. 각 법원별로 소속 법관들이 투표를 통해 법원장 후보 1∼3명을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소위 ‘인기투표’로 전락해 ‘사법 포퓰리즘’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지난달 18일 천대엽(60·사법연수원 21기)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장 보임에 법관의 의사를 반영하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으로 여러 문제와 부작용이 지적되는 등 논란이 계속돼왔다”며 사실상 폐지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외에 법관인사제도 분과위원회는 ‘합리적인 법원장 보임 제도’ 의안을 발의했다. 법관 및 법원장 인사를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으로 분리해 시행하는 이원화 제도가 지켜질 수 있도록 원칙을 확인하고, 법관들의 의견 반영을 담보하자는 내용이다.
또 법원이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조건을 붙여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제를 도입하고, 전자정보에 관한 압수수색영장 실무를 개선하자는 의안도 재판제도 분과위원회가 발의했다.
법원 내 사무분담 개선, 온라인 재판 절차 도입 추진, 형사 법정의 좌석 구성 변경 등도 함께 안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