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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파업에 돌입해 신차 출시와 물량 확보가 지연되면 환율효과로 깜짝 상승세를 탔던 올해 실적은 물론 어렵게 잡은 반등기회마저 허무하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29~30일 이틀간 전체 조합원 5만293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 찬반 투표를 한 결과, 4만2204명(투표율 83.9%)이 참여해 찬성 3만5477명(재적 대비 70.5%)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앞으로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돌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 달 5일부터 집단휴가 이후 사업장에 복귀하는 같은 달 12일 이후로 투쟁 수위와 파업 시기 등을 확정해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올해 파업을 벌이면 현대차는 2012년 이후 8년 연속 파업을 맞게 된다.
노조는 최근 회사의 실적 개선에 적절한 보상을 원하지만, 회사는 여전히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노사간 입장은 평행선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각각 212만6293대, 135만2629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1%, 2.4%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2% 상승해 1조23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클럽에 들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51.3% 오른 53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판매는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인 것은 원화 약세 등 환율효과 측면이 컸다.
노조는 올해 임금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또 정년을 현재 만 60세에서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령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최대 만 64세)로 바꾸고,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을 요구안에 담았다. 인원 충원,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도 요구했으며,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근절, 최저임금 미달 부품사에 납품 중단 요구 등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요구로 넣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9일 사측과 임단협 16차 교섭을 마친 뒤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22일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신청에 이어 25일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하반기에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판매 호조와 베뉴와 셀토스 등 신차판매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켜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지금도 주문 후 실제로 차를 받기까지 대기기간이 10개월 이상으로 걸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부터 미국으로 수출도 시작했다. 이에 현대차 노사는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를 울산 2공장에서도 만들어 총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한편, 기아차도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과반 이상이 찬성해 가결됐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13일 첫 상견례를 한 뒤 10번째 교섭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해 지난 24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신청을 완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