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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물원 학대 의혹…"먹이는커녕 물도 잘 안 줬다"

김민정 기자I 2021.02.03 15:33:2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대구의 한 동물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운영난에 부딪히면서 동물을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지난 2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 등에 따르면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한 동물원은 지난해 11월 휴장했다.

이후 대부분의 동물이 인근 동물원으로 옮겨졌으나 낙타와 원숭이, 라쿤 등 야외에서 생활하는 일부 개체는 기존 시설에 남았다.

이날 비구협이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우리 안에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동물들의 분변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고드름이 생긴 모습이다.

유리창 역시 지저분해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고 사료도 제때 지급이 안 돼 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파헤친 모습도 보였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비구협은 “해당 동물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남은 동물들을 전혀 돌보지 않고 심지어 사육 중이던 동물들의 목을 매달아 잔인하게 죽였다”며 “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 사료를 제때 주지 않았고 고드름이 생길 정도로 추운 우리에 방치하는 등 관리에도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높은 산 중턱에 위치한 동물원에는 전기와 수도마저 끊겨 주민들이 수개월간 산 아래 물을 떠서 동물들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배설물을 치웠다고 비구협은 전했다.

그러면서 “동물들을 보살피던 주민이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을 통해 도움을 받았고, 비구협이 구조를 진행하게 됐다”라며 “공개된 장소에서 잔인하게 동물들을 죽인 건 명백히 학대행위다. 대구시청과 대구지방환경청에 동물 학대에 의한 격리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보고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동물들은 이유도 모른 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동물은 인간의 소유가 아니다. 동물권을 보호하려면 풀어주고 동물원을 폐쇄해야 한다”, “낙타 다리 보고도 학대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돌봐주신 주민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국가가 관리하는 동물원 빼고는 다 없어져야 한다. 아이들이 꼭 실물을 봐야 교육이 되는 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해당 동물원 측에 분노를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자 대구시는 문제가 된 동물원의 현장 점검 등에서 학대 행위를 확인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동물원 측은 학대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라며 “전문가와 함께 다시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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