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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저층부만 바꿔도 가치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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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I 2026.09.07 23: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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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도심 오피스 타운]③
윤화섭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상무 인터뷰
상업시설이 건물 경쟁력 좌우
1~5층 개조해 이미지 쇄신 땐
임대료 비싸도 입주 몰릴 것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 도심 오피스 권역의 빌딩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축과 신축의 양극화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신축 오피스는 3.3㎡당 30만원대 초반의 높은 임대료에도 빈자리가 없는 반면, 구축 건물들은 임대료를 낮춰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 윤화섭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 코리아 상무는 낡은 오피스의 생존 대안으로 ‘오피스 아케이드(저층부 상업시설) 리뉴얼’을 제시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전면 재건축 대신, 건물의 ‘얼굴’을 바꿔 저비용·고효율로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고 주변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이다. 1917년 설립 이후 전 세계 약 60개국, 350여 개 지사와 5만3000여 명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투자자와 기업 고객에게 종합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화섭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상무(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윤화섭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상무(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윤 상무는 현재 노후 빌딩을 보유한 자산운용사와 기업들이 깊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임차인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가만히 있으면 신축에 밀려 공실이 늘어나는 것은 확정된 미래”라면서도, “그렇다고 전면 리모델링(레노베이션)을 하자니 당장 임차인을 내보내야 해 임대 수익이 끊기고, 폭등한 공사비와 자금 조달 문제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이른바 ‘휴먼 스케일(Human Scale)’에 맞춘 부분 리뉴얼이다. 입지나 건물의 골조 자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람의 시야가 닿고 직접 인지하는 1층부터 5층까지의 저층부 공간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윤 상무는 “로비와 파사드(외관), 그리고 저층부 상업 공간인 아케이드를 매끈하게 개조하는 것은 기존 입주사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직관적으로 건물의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오피스 아케이드의 역할은 과거와 180도 달라졌다. 오피스 빌딩 지하에 밀어넣은 식당가가 1세대 아케이드라면 이제는 외부인까지 끌어들이는 3세대 ‘복합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진화했다.

성공적인 사례로 광화문의 ‘디타워’를 꼽았다. 윤 상무는 “소비자들은 디타워를 오피스 건물이 아닌 ‘감각적인 아케이드’로 기억하고 소비한다”며 “아케이드 브랜딩이 잘 된 오피스는 인지도가 높아져, 임차 기업들이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우선적으로 입주하려 하기 때문에 궁극적인 자산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디타워' (사진=DL이앤씨)
광화문 '디타워' (사진=DL이앤씨)
일과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우수 인재를 유치해야 하는 기업들 역시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닌 다채로운 상업 공간이 결합된 오피스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매력적인 아케이드는 닫혀 있던 오피스 타운을 활기찬 거리로 탈바꿈시킨다. 1층 대로변을 향해 통유리로 된 패션·스포츠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키는 등 리테일과 오피스의 경계를 허물면, 평일 직장인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방문객이 몰리는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정책적인 뒷받침은 필수적이다. 윤 상무는 “오피스 저층부에 리테일은 물론 메디컬, 호텔 등 다양한 용도의 시설을 융합하려 해도 현재는 소방, 장애인 시설 기준, 지구단위계획 등 넘어야 할 규제 장벽이 너무 높다”며 “오피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유로운 공간 구성이 가능하도록 용도 변경의 유연성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강남 테헤란로의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처럼, 공사 기간의 임대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당근책이 더 폭넓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상무는 “현재 오피스 시장은 아무것도 안 하는 구축, 선별적 투자를 통해 가치를 방어하는 구축, 그리고 신축 세 그룹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효율과 비용을 감안해 아케이드와 로비 등 건물 인상을 결정짓는 핵심 포인트만이라도 과감하게 투자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화섭 상무는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2012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입사해 리테일 임대자문팀장과 리테일 COO를 거쳐 현재 리테일 리징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복합개발 상업시설의 초기 MD 구성부터 운영 자산의 리뉴얼·활성화, 가두상권 플래그십 출점까지 리테일 전 영역에서 임대인·임차인 자문을 수행해 왔으며, 약 30명 규모의 임대·임차 자문 조직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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