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아파트(전용면적 84㎡)에 13년째 살고 있는 C씨는 7일 올해 재산세(건축물분) 고지서를 받아들고 분통부터 터뜨렸다. 9월(토지분)에 내야 할 재산세까지 더해 계산해보니 작년보다 80만원 가량 올라서다. 전년 대비 인상률 상한선인 30%를 꽉 채워 재산세가 오른 셈이다. C씨는 “세금 매기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올해 12억원으로 작년보다 3억원이나 뛴 것으로 기억한다”며 “정부는 도대체 세금을 얼마까지 올려야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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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산세 고지서가 속속 날아들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비단 강남권만이 아니다.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에서 3년째 살고 있는 K씨도 “지난해 재산세를 220만원 냈지만 올해는 300만원 가까이 내야 할 것 같다”며 “작년에도 50만원 정도 오른 것 같은데 올해는 80만원이 오른다니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최근엔 정부여당에서 종부세율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반발을 더 키우는 형국이다. 지난해 12·16대책 원안대로 올해 세법개정안이 추진되더라도 1가구1주택자의 종부세율은 0.1~0.3%포인트 오른다. 공시율 현실화에 세제 강화로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 부담이 해마다 불어나게 된다. 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L씨는 “정부가 투기꾼, 다주택자 잡는다면서 실수요자에게까지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을 잘못해서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왜 세금은 우리더러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정부여당이 양도소득세 강화를 추진하고 나서 거래세 부담에 집을 팔기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을 산 지 3년 정도 된 이들이라면 집값이 올랐어도 양도세 부담이 커 쉽게 집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며 “보유세보다 거래세가 더 크니 진퇴양난 격”이라고 꼬집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는 다주택자를 겨누고 있지만 재산세는 집을 가진 모두에게 매겨지니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며 “전방위적 세금 인상으로 조세저항이 점점 커지면 집권 말기인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여야 모두가 총선에서 약속했던 것처럼 적어도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선 보유세 부담을 줄여주는 게 맞다”며 “세금이 부담되는 이들을 위해서 양도거래세를 낮춰 숨통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분에 대한 재산세는 7월과 9월 각각 50%씩 나눠 고지된다. 20만원 이하인 경우 7월 한 번에 나온다. 재산세가 과오납 됐을 경우 고지서 수령 후 90일 이내에 해당 구청에 이의신청하면 된다. 이의신청이 기각되면 심판청구나 행정소송 등을 진행할 수도 있다. 재산세 납부는 금액이 5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2개월 이내로 분할납부가 가능하다. 분할납부 신청은 구청 세무과에 방문 접수하거나 지방세 포털사이트 위택스에서 신고한 뒤에 분납고지서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