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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세단 시장은 꾸준한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서 팔린 세단은 69만4868대로 전년보다 7.7%감소했다. 같은기간 SUV는 직전보다 13%증가한 51만9886대가 팔리며 승승장구했다. SUV성장세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절대적인 판매대수를 놓고 보면 세단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하향곡선을 그렸어도 여전히 전체 자동차 시장의 53.5%에 이른다. SUV 트렌드가 분명하지만 기존 세단 수요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가 SUV 위주로 라인업을 짜면서도 중대형 세단에 정성을 기울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달 발표된 판매순위를 봐도 세단의 인기는 건재하다.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준대형 세단인 현대차 그랜저(1만77대)로 나타났다. 2~4위는 각각 중형SUV 현대 싼타페·대형SUV 현대 팰리세이드·대형SUV 기아 카니발 등 모두 SUV차량이다. SUV의 맹추격에도 세단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가 ‘쏘나타’ ‘K5’로 중형세단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신형 소나타를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1985년 출시된 쏘나타는 한때 연 10만대씩 팔리며 ‘베스트셀링 카’로 불려왔다. 그러나 최근 몇년 새 판매 감소를 겪으며 부진해 왔다. 5년만에 돌아온 8세대 쏘나타로 이전 만큼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차는 하반기 중 K5를 풀체인지해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GM은 작년 11월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을, 1분기 내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삼성도 작년 10월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SM6 프라임’을 선보였다.
수입차 공세도 만만치않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1분기 내에 소형 세단인 ‘더 뉴 A클래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중대형 세단의 강자로 불리던 벤츠가 소형차까지 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벤츠는 최고급 세단 S클래스에 적용하던 운전보조 시스템 등을 대거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BMW도 스포츠세단으로 인기가 높은 3시리즐 내놓는다. 이미 사전계약에 돌입했으며 다음달부터 고객에게 차를 인도한다. 작년 차량화재 사태로 판매가 15%가까이 급감한 만큼 3시리즈를 발판삼아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각오다. 캐딜락 역시 이날 대형 세단인 ‘CT6’를 부분변경한 ‘리본 CT6’출시했다. 차체를 키워 웅장함을 강조하고 최첨단 편의사양을 탑재해 업그레이드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SUV를 원하는 니즈와 프리미엄 세단을 원하는 니즈는 분명 다르다”며 “SUV시장이 확산되더라도 프리미엄 세단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