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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홍남기 부총리와 기재부는 대주주 요건 3억원 하향에 대해 “3년 전 결정된 사안”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고수해왔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억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3억원이란 낮은 기준과 가족 합산 과세라는 불합리에 동학개미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병욱 의원 등이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과세에 맞춰 대주주 요건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대됐다.
금융당국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8월, 공매도 금지를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하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1월부터 10월까지 밖에 없다.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해 연말만 되면 더 많은 물량이 나오게 되면 주식시장 또는 주식 투자자에게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 논란을 증폭시켰다. 특히 9월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대주주 범위가 개인이 아닌 가족합산이란 점이 집중 부각되며, 동학개미들의 반발은 집단행동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9월 2일 올라온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란 청원은 그달 말까지 동의가 10만명을 넘지 못했지만, 추석 연휴기간 참여가 급증해 마감을 불과 하루 앞두고 20만명을 넘겼다. 또 대주주 요건 하향을 그대로 강행하려는 홍남기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 청원도 23만명 이상 동의하며 여당과 청와대 등을 강하게 압박했다. 여기에 실제 주가도 지난달 개인 순매도가 약 1조 3000억원으로 급증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타자 정부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동학개미들이 해임 건의 청원에 23만명 이상 동의한 당사자인 홍 부총리는 이날 대주주 하향과 관련한 갑론을박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즉각 반려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2023년부터 주식 양도세 전면 부과를 결정한 상황에서 명분없는 3억원 하향을 고집해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가가)막 올라간 것 같지만 10년 전 주가와 지금 주가가 똑같다. 코스피지수가 2400도 안 되는 박스권”이라며 “2023년부터 소득 기준과 무관하게 주식 양도세 과세가 이뤄지는만큼 10억원이 맞고 정부는 로드맵대로 따라가면 됐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선 대주주 요건 유예와 함께 2023년 주식 양도세 전면 부과 이전에 거래세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병욱 의원은 “대주주 과세는 2023년부터 없어질 한시적 제도인 만큼 제도 정비가 이뤄지기 전에 기준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불안과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를 위한 합리적인 과세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무엇보다 이중과세 논란이 있는 거래세의 폐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