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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B3는 올해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55억5300만셀로 전년보다 15.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5.7% 증가하는 데 그치며 주춤했던 성장세에 다시 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이 “소형 원통형 배터리의 붐이 기대되는 한 해”(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로 평가받는 배경엔 전기차가 있다.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는 테슬라가 유일했지만 재규어, 볼보, 아마존 등까지 원통형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파우치형이 주를 이뤘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원통형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 강한 삼성SDI(006400)와 LG화학(051910)엔 큰 의미가 있다. 수익성이 저하된 원통형 배터리 분야를 정리하거나 ‘돈 되는’ 파우치·각형 배터리 분야부터 뛰어들던 업체 사이에서 꿋꿋하게 버텨오며 원통형 배터리 시장 성장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서다.
앞서 1990년대 캠코더에 탑재되기 시작한 원통형 배터리는 노트북 시장이 등장한 2000년대 전성기를 맞았다. 노트북용 배터리팩엔 원통형 배터리 6개가 들어갔는데, 노트북 판매가 급증하면서 원통형 배터리는 2002년 3억셀에서 2010년 16억셀로 8년 새 5배 넘게 성장했다. 그렇지만 그 이후 원통형 배터리는 힘을 쓰지 못했다. 얇아진 노트북엔 원통형 배터리 대신 얇은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갔고 노트북 수요도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이동하면서 원조 격이었던 원통형 배터리를 찾는 사람이 없어졌다.
그 다음 전성기는 전동공구가 안겼다. 보쉬, 스탠리, 마키타 등 전동공구 업체가 원통형 배터리를 적용하면서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을 내야 하는 전동공구엔 출력이 좋고 값까지 저렴한 원통형 배터리가 최적이었다. 전기자전거와 무선청소기, 보조배터리 등도 주요 수요처로 등장했다. 노트북 시대가 저문 후 주춤했던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2014년 20억셀로 4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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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시장 부침을 겪으며 현재 남아있는 원통형 배터리 업체는 삼성SDI와 LG화학, 파나소닉 정도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CAPA)은 세 업체 모두 17억셀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배터리 사업을 원통형에서 출발한 삼성SDI와 LG화학이 갖고 있는 기술격차가 각·파우치형 배터리보다도 더 크게 벌어져있다”며 “전기차 한 대에 원통형 배터리가 많게는 수천개가 탑재되다보니 수요가 크게 늘 수 있다”고 했다.
전기차로 다시 한번 원통형 배터리가 달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삼성SDI와 LG화학 역시 전기차 관련해 원통형 배터리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테슬라는 LG화학의 원통형 배터리 납품을 공식화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원통형 배터리의 전기차 수요는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30억셀 규모로 전체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올해 유럽과 중국 전기차 고객에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일 LG화학도 컨퍼런스콜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와 LEV(전기자전거·스쿠터 등 경량 전기이동수단)의 성장세가 클 것”이라며 “중국 배터리업체만으로 원통형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기차와 LEV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신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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