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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이번 TF 논의에서 은행권의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연이어 금융의 공공성과 구조 개편 필요성을 강조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상위 등급에게만 대출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취급을 안 해줘서 전부 제2금융·대부업·사채업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간 계단이 통째로 빠져버린 끊어진 사다리”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2금융권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방식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높은 데다 연체율 부담까지 커 금리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다. 반면 은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 비용과 안정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신용자 포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 대출 시장은 은행이 고신용자 위주 영업에 집중하면서 중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금리가 급격히 뛰는 ‘금리 단층’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중신용자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4~10.7% 수준으로 은행 고신용자 대출 금리의 최대 두 배에 이른다. 같은 신용등급 안에서도 은행 접근 가능 여부에 따라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셈이다. 당국도 중신용자의 평균 금리가 높은 배경으로 2금융권 의존 구조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 전체 대출에서 2금융권 비중은 고신용자의 경우 0.5%에 불과하지만 중신용자는 25.6%, 저신용자는 63.9%에 달한다.
반면 은행권의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은 되려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은행권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액은 8조6900억원으로 전년(9조9500억원) 대비 12.7% 감소했다. 감소 폭은 저축은행권(10.1%)보다 더 컸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건전성 관리 강화 속에서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차주 취급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은행권 역할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영업 구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일부 (중신용자의 대출) 수요를 흡수할 경우 구조조정 등 업권 재편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금융권에서는 은행권에 과도한 정책 역할을 부여할 경우 ‘관치 금융’ 논란과 함께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