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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5차 제재안 준비”…21일 외교장관 회담서 논의
2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EU 고위 외교관은 “우리는 5차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많은 새로운 조치가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EU 이사회가 유럽에서 만든 명품의 러시아 수출과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등의 4차 제재 조치를 공식승인했다.
EU 각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방문에 앞서 21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연쇄 회담을 이어갈 계획이다.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난 3주간 금융과 무역을 포함해 4차례의 제재안을 내놓으면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추가 제재 조치를 통해 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남은 것은 러시아산 에너지에 수입 금지 조치라는 공감대가 EU 내부에서도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과는 달리 EU 국가들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결정을 미뤄왔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은 25%에 달한다. 천연가스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0%다. 미국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EU에 원유 금수 조치 동참 압박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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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국간 의견 엇갈려…의장국 프랑스 역할 주목
EU 국가들 사이에서도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발트해 국가들은 석유 금수를 주장하고 있지만, 독일은 유럽 에너지 가격이 이미 폭등한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는 EU가 러시아산 석유를 제재하면 유럽으로 통하는 가스관을 잠글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 경우 EU 최대 경제 대국이자 역내에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독일은 이날 카타르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장기 계약을 맺고, LNG 저장고 터미널을 추가로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U의 모든 제재 결정에는 회원국들의 의견 일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올해 상반기 EU의 의장국을 맡은 프랑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수천명이 희생되고 5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일부 도시는 포격으로 황폐화됐다며 대(對)러 제재에 있어 금기시 되는 것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해왔다.
EU 외교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화학무기로 공격하거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본격적인 폭격이 시작되면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조치의 방아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브뤼셀 방문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찾아 정상회담을 갖는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서방의 결집을 이끌고 러시아를 압박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폴란드와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 등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