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교통법규 상습위반에 고개 숙인 민유숙…與野, 정치적 중립성 ‘공방’

조용석 기자I 2017.12.20 19:45:29

20일 국회 인사청문회…22차례 주정차 과태료 및 상습체납
“송구하다…차량은 대부분 배우자 또는 배우자 직원이 쓴 것”
자유한국당, 보석청탁 의혹 제기했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나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민유숙(52·사법연수원 18기) 대법관 후보자가 교통법규 상습위반 및 체납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여야는 문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국회는 20일 민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민 후보자는 지난달 28일 청와대로부터 내년 1월 퇴임하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의 후임으로 안철상(60·15기) 후보자와 함께 지명됐다.

전날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민 후보자가 1989년부터 2013년까지 5대의 승용차를 사용하면서 자동차세 및 주정차위반 과태료 체납 등으로 4차례나 차량을 압류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2007년부터 현재까지 22차례 주정차 위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배우자인 문병호 전 의원도 과태료 체납 등으로 20차례 걸쳐 압류를 당하고, 31번이나 주정차 위반 과태료 위반 처분을 받았다고 주 의원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후보자는 “송구스럽고 사과드린다”면서도 자신이 직접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은 두 번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실제로 차량 운행을 하면서 (교통법규) 위반은 두어 차례였고 다른 것은 배우자 또는 배우자 사무실 운전기사가 운전하면서 위반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서울서부지법 발령 이후 거의 지하철로 출퇴근했다”며 “(고법부장으로 승진한)2011년부터는 관용차가 나와 제 명의 차량도 거의 배우자가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날 자유한국당은 민 후보자가 공안사건을 재판하면서 방청객에게 발언권을 준 점 등을 언급하며 정치적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동진 위원장 항소심에서 방청객에게 피고인을 위한 변론을 3차례 하게 해줬다“며 ”이전 재판도 이렇게 했는지 보니까 그런 적이 없다. 이 재판만 3차례나 방청객에게 변론기회를 줬다“고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민 후보자는 지난 2013년 이적단체로 분류되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소속 최동진 남측본부 편집위원장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다.

이에 민 후보자는 “당시 저는 성폭력전담 재판부를 맡았고 이 사건 외에 굉장히 많은 성폭력 사건을 진행했다”며 “피고인을 위해 어떤 사람들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는지 늘 확인했다”고 말했다. 성폭력 재판 때처럼 방청객에게 발언기회를 줬다는 취지다.

반면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피해자가 용서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법정에서 이야기할 기회를 줬다”며 “소송지휘권에 해당한다”고 옹호했다.

또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후보자 남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통령이 속한 정당에 많은 비난을 했다”며 “대통령이 임명 동의안을 보낸 것을 보면 정치적 대립이 있지만 후보자 역량으로 임명 절차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힘을 실었다.

민 후보자는 대법원 상고심 적체 해결방안으로 상고허가제 도입을 거론했다. 전날 청문회를 한 안 후보자와 같은 견해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울출신 민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판사로 임용된 후 서울가정법원,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서울고법 성폭력 전담재판부에서 유일한 여성재판장을 맡아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다수의 판결로 주목을 받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