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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안 가도 ‘편맥’은 산다…주류 불황 속 캔맥 성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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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10.07 14: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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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 캔맥주 매출 5개 반기 연속 성장
국내 맥주 출고량은 3년째 감소…지난해 7.2%↓
홈술·혼술 확산에 355㎖ 등 소용량 수요↑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직장인 박씨(33)는 요즘 퇴근 후 술 약속 대신 집에서 캔맥주 한두 캔을 마시며 영화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편의점 할인 행사 때 맥주를 여러 개 사두는 것도 습관이 됐다. 박씨는 “술값에 안주값까지 올라 밖에서 마시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하루 종일 사람들과 부딪히며 일하다 보니 퇴근 후에는 혼자 맥주 한 캔 마시며 영화를 보는 게 더 편하고 힐링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GS25 편의점에 다양한 캔맥주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GS리테일)
서울 시내 한 GS25 편의점에 다양한 캔맥주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GS리테일)
국내 주류 시장이 전반적인 소비 감소로 위축되는 가운데 편의점 맥주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음주 횟수와 양은 줄이는 대신 회식·외부 술자리보다 집에서 가볍게 즐기는 ‘홈술·혼술’이 확산하면서 편의점 맥주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의 캔맥주 매출은 2024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다섯 반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반기별 신장률은 2024년 상반기 15.4%, 하반기 7.2%, 2025년 상반기 3.8%, 하반기 8.4%에 이어 올해 상반기 11.7%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GS25 캔맥주 매출 증가율은 GS리테일 편의점 부문 전체 매출 증가율인 약 5.5%를 6.2%포인트 웃돌았다. 최근 5개 반기 모두 캔맥주 매출 증가율이 편의점 사업 전체 매출 증가율보다 높았다.

소용량 국산 맥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캔맥주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2023년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인 세부 카테고리는 카스·하이트 355ml 등이 포함된 국산 맥주 소캔이었다”고 말했다. 필요한 만큼 구매해 가볍게 즐기려는 소용량 음주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CU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CU의 맥주 매출은 2024년 상반기 10.8%, 하반기 11.1%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상반기 11.0%, 하반기 10.8%의 두 자릿수 안팎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7% 늘면서 5개 반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비슷한 기간 국내 주류 시장 전반에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편의점 맥주 매출이 꾸준히 늘어난 것과 달리 전체 주류 출고량은 감소세를 이어갔고, 국내 맥주 출고량도 3년 연속 줄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 8000㎘로 1998년 이후 27년 만에 300만㎘ 아래로 내려갔다. 2015년 380만 4000㎘와 비교하면 10년 새 21.5% 감소한 규모다.

맥주만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국내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 8000㎘에서 2023년 168만 7000㎘, 2024년 163만 7000㎘, 지난해 151만 9000㎘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2% 줄었다.

CU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캔맥주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CU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캔맥주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소비자의 음주 행태에서도 술을 덜 마시는 흐름이 나타난다. 최근 발표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소비자 2000명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2023년 9.0일보다 줄었다. 술을 마시는 날의 하루 평균 음주량도 같은 기간 6.7잔에서 6.6잔으로 감소했다.

전체 음주량 감소와 편의점 맥주 매출 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배경에 달라진 음주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단 분석이다.

술 자체를 많이 마시기보다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해 가볍게 즐기는 방향으로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편의점이 주요 주류 구매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aT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라고 인식한 항목 가운데 ‘편의점 구입’은 85.5%로 가장 높았다. ‘홈술’이 54.2%, ‘혼술’이 52.2%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후 확산한 홈술·혼술이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하나의 음주 방식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주류 소비 감소가 곧바로 모든 판매 채널의 위축으로 이어지기보다, 음주 방식이 달라지면서 소비가 편의점과 소용량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술을 마시는 횟수와 양은 줄이면서도 술집이나 회식 자리 대신 집에서 가볍게 즐기는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며 “접근성이 높은 데다 퇴근길 등에 필요한 만큼 소량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편의점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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