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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3일 공개한 ‘워시 의장 취임 이후 미 통화정책 및 국제금융시장 영향 평가’에서 워시 의장의 정책 철학이 반영된 통화정책 체계 개편이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자료는 지난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당시 참고한 분석이다.
워시 의장 취임 후 열린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시장에 강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를 보냈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완화 편향’과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관련 문구를 삭제하며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한편,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실제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절반가량이 연내 1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으며, 시장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치도 상향 조정됐다.
워시 의장은 또 통화정책 운영체계 전반을 개편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등 5개 분야의 태스크포스(TF) 가동을 공표했다. 이는 그의 정책 철학을 제도화하는 과정으로, 향후 연준의 대응 방식과 시장 소통 방식을 중장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연준의 행보는 유럽, 영국, 일본 둥 여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대 약화와 대비되며 미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특히 유로화와 엔화는 기록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반면 장기 금리는 하방 압력을 받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bear-flattening)’ 현상이 뚜렷해졌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금이나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에 투자하던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는 연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로 인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신흥국 자본 유출·시장 변동성 확대 경고
한은은 향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하면서, 주목해야 할 4대 리스크를 꼽았다.
우선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와 미국 주식시장으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 등은 미 달러화 강세 여건으로 작용하면서 여타국 통화 가치의 절하 압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은 글로벌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높이고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해 신흥국에서의 자본유출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고, 대외차입 여건이 악화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 연준 커뮤니케이션 변화에 따른 시장 혼란이다. 국제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준이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 등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높여 금리 변동성과 기간프리미엄(장기채 보유에 따른 위험보상)을 상승시킬 수 있다.
미지막으로 자산 버블(거품) 붕괴 및 공공부채 리스크와의 결합 가능성이다. 인공지능(AI) 관련 자산 가격의 버블 조정 가능성과 공공부채 증가 등의 리스크가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맞물릴 경우 금융시장의 충격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국제국은 “워시 의장 취임 이후 연준의 정책 방향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며 “향후 정책 개편 과정에서 나타날 파급효과와 주요 리스크 요인의 현실화 여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