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연 ‘용산시대’는 동네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 주민들은 집값 상승과 토지 개발 등에 대한 설렘을 보였고, 주변 상인들은 벌써부터 손님들이 늘었다며 웃음꽃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삼각지역 일대의 상권도 꿈틀대고 있었다. 다만 일각에선 소음과 교통 문제가 우려된다며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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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역사상 처음 맞는 ‘용산시대’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방부 청사 인근에 산다는 김동민(52)씨는 “대통령이 용산에 계시니까 앞으로 동네 치안도 좀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미소 지었다. 무엇보다 부동산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켰다. 용산 주민인 서남희(66)씨는 “집무실 이전으로 주변 개발이나 집값 상승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고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에 공원이 생긴다는 말에 용산으로 이사를 왔다는 주민 정모(80·여)씨는 “(용산공원 추진이) 15년 전 얘긴데 그동안 아무 소식도 없어서 답답했다”며 “집무실 이전으로 공원 건립에 속도가 붙을 것 같아서 좋다”고 웃었다. 이른바 ‘공세권’(공원과 인접한 주거단지)으로 주거 여건 개선은 물론 부동산 가치도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이다.
삼각지역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웃어 보였다. 국방부 근처에서 3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사장 양모(49)씨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부 군 공무원들이 주 고객이었는데 집무실 이전 발표하고 주말마다 ‘삼각지’가 어디냐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며 “새로운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낙후된 삼각지 부근도 점차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앞으로 집회·시위가 늘어나고 교통혼잡이 발생해 동네가 시끄러워질 것이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과 청와대 분수대 등 곳곳에서 1인시위, 노숙시위를 하던 시민들은 용산구 국방부 맞은편 도로에 하나둘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인근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A씨는 “동네 단골들 상대로 장사 잘되는 가게들은 동네가 시끄러워지면서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기도 한다”며 “앞으로 시위대도 올 거고 괜히 사람만 많아져서 시끄러워지면 원래 손님들도 안 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후암동에 거주하는 이기민(46)씨는 집 밖에서 시위자가 튼 ‘애국가’ 소리가 너무 크다며 지구대에 소음 신고를 하기도 했다.. 이씨는 “집에 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참다가 왔다”며 “소음에 시위도 문제지만 앞으로 숙대입구역부터 밀려서 여기까지 밀리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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