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가 “BTS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공지한 지 2시간여 만에 취임위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혼선을 보이고 있어서다. 인수위와 취임위 측 커뮤니케이션이 혼선을 빚은 가운데 BTS 팬들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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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헤프닝으로 일단락되나 싶었던 BTS 취임식 이슈는 인수위 공지가 나온 지 2시간 30분 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수위 대변인실 공지 이후 취임위 대변인실이 별도 공지를 내고 “BTS 초청 공연을 논의 과정 중에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수위와 취임위가 BTS 출연 여부를 놓고 다소 다른 뉘앙스의 입장을 번갈아 낸 셈이다. 업무 영역이 다른 인수위와 취임위라고 하지만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논란의 시작은 전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한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에서 비롯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BTS가 취임식 공연을 준비 중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것도 지금 논의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불씨를 키웠다.
박 위원장은 “너무 화려하면서도 또 내용은 빈약하고 그런 것보다는 외관보다는 내실이 있어야 한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지금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취임식 준비 상황을 전했다.
대통령 취임식에 BTS가 참석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팬들은 응원보다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6일 인수위 공식 홈페이지에는 BTS를 취임식에 부르지 말라는 글이 1400건 가까이 올라왔다.
팬들은 “BTS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며 대통령 취임식 불참을 요구하고 있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도 “(BTS의 축하공연 논의는) 회사도 기사를 통해 알았고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은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새 정부가 풀어내야 할 국정과제 현안과 내각 인선이 산적한 상황에서 BTS가 본의 아니게 인수위 안팎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앞선 지난 2일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위원들이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하이브 본사를 찾은 것이 대표적이다.
인수위 측은 하이브 방문을 두고 “대중문화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며 병역 특례 논의 목적이 아니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직접 만났다는 ‘비(非)언어적 메시지’가 적잖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군 입대 시기가 다가온 BTS 멤버들의 병역 특례 이슈가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끊이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하이브 본사 방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이 낮고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얘기를 들으러 갔다”며 “(병역 특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 아마 국회와 함께 논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