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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법원이 발간한 `2020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건수는 전년(806건)대비 15.5% 증가한 93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6년 4월 회사정리법과 파산법, 개인채무자 회생법을 통합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이른바 통합도산법이 시행된 이후 14년래 최대치다.
그간 법인 파산 접수 건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경제 성장에 따라 기업 수가 증가한 만큼 파산하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하지만, 최근 우리 경제가 역(逆)성장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도 기업 파산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통합도산법이 처음 시행된 2006년 법인 파산 접수 건수는 132건에 불과했지만, 매년 증가세가 지속되며 2016년엔 740건에 이르렀다. 2017년 699건으로 처음 법인 파산 접수가 전년대비 줄었지만, 이후 2018년과 지난해 연달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법인 파산 접수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재차 경신할 전망이다. 올들어 이미 8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누적 건수는 711건으로, 전년동기의 626건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가운데 기업 규제 법안들 역시 속속 국회 문턱을 넘으며 기업 경영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회생법원 한 판사는 “올해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되는 법인 파산사건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전국 법원 전체 건수는 내년 사법연감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더 놀라운 통계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서초동의 한 파산·회생 전문 변호사는 “올해 법인 파산 접수 건수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지어 보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판단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