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정국에 널뛴 ‘정치 테마株’…"끝은 언제나 비참, 유의해야"

박순엽 기자I 2024.12.04 16:29:07

개장과 함께 이재명·한동훈 등 정치인 테마주 급등
탄핵 소추안 발의 등 불확실성 커진 영향으로 풀이
‘현 정부 수혜’ 대왕고래·밸류업·원전 관련株는 약세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계엄 정국’은 ‘정치 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 조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꼽히는 동신건설(02595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250원(29.90%) 오른 2만 7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텍(045660) 주가도 상한가까지 올랐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 고향인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에이텍은 최대 주주의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 활동 이력으로 각각 이 대표의 테마주로 묶인다.

이와 함께 오리엔트정공(065500)도 전 거래일보다 339원(29.97%) 오른 1470원에 마감했다. 오리엔트정공은 계열사인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이 대표가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 밖에도 대표이사가 이 대표의 캠프 후원회 공동회장을 맡았던 이력이 있는 수산아이앤티(050960),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 지역 화폐 운영 대행사인 코나아이(052400)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대상홀딩스(084690)와 덕성(004830)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상홀딩스는 한 대표의 고교 동창인 배우 이정재씨가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연인이라는 점이, 덕성은 대표와 사외이사가 한 대표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대상홀딩스, 덕성은 이날 29.94%, 20.81% 상승했다.

아울러 범여권 대선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테마주로 분류되는 진양폴리(010640)(8.77%), 한일화학(007770)(2.00%) 등과 범야권 대선주자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토탈소프트(045340)(29.86%), 화천기계(010660)(25.73%)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PN풍년(024940)(16.32%) 등도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정치 테마주 쏠림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계엄령 선포·해제 사태와 관련한 한국 내부 정치 불확실성이 가세했다는 점에서 내부 정치 변수에 의존적인 주가 등락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크나 관련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이 정치적 궁지에 내몰리면서 현 정부가 추진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종목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가스공사(036460)는 전 거래일 대비 7650원(18.75%) 하락한 3만 3150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화성밸브(039610)(-26.04%), 넥스틸(092790)(-15.83%)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12.62%) 등이 약세를 보였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 무산 가능성도 커지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종목으로 꼽혀온 하나금융지주(086790)(-6.67%), KB금융(105560)(-5.73%), 신한지주(055550)(-6.56%), 삼성화재(000810)(-4.94%) 등 금융주도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원자력 발전 관련 종목인 비에이치아이(083650)(-17.85%), 우진엔텍(457550)(-15.65%), 두산에너빌리티(034020)(-10.17%) 등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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