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밀어 올린 强달러…"지표 둔화에도 더 뛸 듯"

이윤화 기자I 2021.07.07 17:36:12

달러인덱스 92선 등락, 석달만에 직전 최고 수준까지 상승
달러화 강세 요인 경기에서 美 연준 긴축 기조 등으로 변경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달러화가 최근 경제지표 개선 둔화에도 지난 3월 말에 기록했던 연중 최고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뛰고 있다. 다만 미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강세의 주된 요인이었던 석 달 전과 달리 최근 달러인덱스(DXY) 상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논의를 앞두고 이에 대한 경계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7일 (현지시간) 오전 3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92.55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란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표시하는 지표다. 달러인덱스가 오른다는 건 그만큼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한다는 의미다. 달러인덱스가 오르면 달러대비 원화 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오르게 된다.

◇6월 FOMC 이후 다시 시작된 달러 강세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30원선 안팎에서 상승 흐름을 보인 것도 이런 달러 강세 요인 덕분이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은 8원 가량 오른 1138.1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유로화 등이 하락하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오후 들어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위험선호 위축으로 인해 환율 상승폭이 커졌다.

최근 6개월간 달러인덱스 변동 추이. (자료=마켓워치)


올 초 89~90선에서 등락하던 달러인덱스는 지난 3월 30일 93.29까지 상승한 이후 5월 89선으로 하락했다가 6월 중순 이후 서서히 반등했다. 지난달 15~16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기에 대한 언급이 나온 영향이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8일 6월 FOMC 의사록이 발표되는 가운데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결과가 나온다면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달러인덱스가 연중 최고점이었던 3월 말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최대 40원까지 오르며 1200원대에서 등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달러인덱스가 연중 최고 수준일 당시엔 미국 백신접종 속도가 본격적으로 빨라지기 시작한 시기여서 경기 개선 기대가 커져 장기 금리가 1.7%대로 급등한 상황이었다”면서 “미·중 갈등 악화 우려에 위안화, 원화 등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인 탓에 미 달러화 상승 압력은 더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도 强달러 전망…3월 강세보단 약할 듯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델타 변이바이러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경에 대한 경계감으로 달러화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인덱스를 좌우하는 것은 유럽, 일본, 영국 등 선진국들 중앙은행인데 이런 나라들에 비해 미 경기 상승세나 연준의 긴축 시그널이 빠른 편이란 분석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FOMC 이전 연 0.15%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달 25일 연중 최고치인 0.27%까지 오른 뒤 0.2%대 초반에서 등락하는 중이다.

다만 달러 상승폭은 3월보다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가 하반기로 갈수록 사라지고 미국 경기 개선세 역시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러화가 오른 반면 장기적인 미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3%대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 서비스 심리지수 등 경제지표 개선세의 둔화 때문.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0.1로 전월(64.0)대비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63.3)에도 못 미쳤으니 경제지표 개선세가 꺾인 셈이다.

6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 수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85만건을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직전 달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5.9%를 나타냈다.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전월대비 보합세인 61.6%, 시간당 평균 임금상승률(전월비) 역시 5월 0.5%에서 지난달 0.3%로 상승폭이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박상현 연구원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락한 대신 현재는 2년물 국채 금리는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를 예상하면서 상승하고 있다”면서 “변이바이러스 확산까지 겹치면서 상승 흐름을 보이겠으나 그 간극이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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