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언제 따라잡냐" 민감한 질문 쏟아진 삼성전자 주총…안건 모두 통과

배진솔 기자I 2021.03.17 16:48:24

17일 제 52기 삼성전자 주주총회…900명 주주 참석
특별배당금 등 4개 안건 모두 통과…표결 결과 공개
"5G·AI 등 미래 역량·준법 문화 정착해 100년 기업만들 것"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215만명의 ‘동학개미’ 주주들을 보유한 삼성전자(005930)의 주주총회가 17일 순조롭게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한 이번 삼성전자 주총은 온·오프라인으로 주주와 회사가 활발한 소통을 하며 새로운 주총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기자)
◇약 3시간 진행된 삼성전자 주총…모든 안건 투표로 가결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이사(부회장)를 비롯해 김현석 CE(생활가전) 부문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 대표이사(사장)와 주주, 기관투자자 등 9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총은 3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지난해 2시간에 비해 1시간 20분이 더 걸렸다.

이날 주총에선 준비된 4개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 △특별배당금 성격의 10조7000억원이 더해진 기말배당금이 포함된 제52기 재무제표 승인 건 △박병국·김종훈 사외이사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내이사의 재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김선욱 사외이사의 재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참석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과거 ‘박수 통과’ 대신 모든 안건마다 투표를 진행했고, 모든 안건에 대해 현장 참석자와 사전 전자투표 결과 등을 합한 표결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별배당금이 포함된 제52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의 경우 찬성한 주식수가 99.33%로 단 0.67%의 주주들만이 기권이나 반대표를 던졌다. 박병국·김종훈 사외이사의 재선임 건은 80%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내이사는 모두 98% 수준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임됐다. 사내·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보통 결의 안건에 해당돼 출석 주주(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이상 참석)의 과반 이상 찬성으로 안건이 통과된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김선욱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79.48%의 찬성표를 받아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감사위원의 독립적 활동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와 어떤 식으로 역할을 조정할지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주총장에 출석한 한 주주가 ‘준법감시위와 감사위원의 관계 설정’에 관해 질문하자 김기남 부회장은 “김선욱 이사는 법제처장 등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준법경영체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사진=삼성전자)
◇“100년 기업 기틀 마련할 것”…이재용 부회장·M&A·채용 등 답 내놓아

주총 의장으로 나온 김기남 부회장은 인삿말에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237조원, 영업이익 36조원이라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정기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했고 매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 범위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또 “사업면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5G(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시큐리티(Security) 등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의 정착을 통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의 TSMC를 언제 따라잡냐’는 주주의 질문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선두업체에 비해 시장 점유율,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캐파(생산능력)와 고객 수에서 부족한 게 사실”라며 “그러나 첨단공정 경쟁력은 손색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과 김현석·고동진 사장이 반도체·소비자가전·모바일 등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현황을 설명할 때마다 현장에 있는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회사측은 사전에 온라인으로 받은 질문까지 취합해 성실하게 답했다.

삼성전자는 인수합병(M&A) 계획과 관련해선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있다”며 “현재 불완전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선 “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나 미래 사업 결정 등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올해 채용 규모에 관한 질문에는 “삼성은 인재 제일 기조로 국내외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도 이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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