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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창업 키워드는 ‘무인(無人)’

이윤화 기자I 2019.03.07 17:46:59

‘제45회 프랜차이즈 서울’ 가보니
입장객 수, 지난해보다 약 1.5배 늘어 ‘창업 열기’
올해 창업 트렌드는 비대면·무인시스템·1인 창업
최저임금인상에 무인 카페·독서실 등 인기…무인 환전소도 등장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프랜차이즈 서울’ 행사장이 예비창업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음식점하면 인건비 감당 못하지. 원래 있던 건물에 기계 들여서 ‘스터디카페’ 운영할거요.”

대기업에서 30년 동안 기술직으로 일했다는 김창석(69)씨는 무인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며 노후 생활을 준비할 계획이다. 무인 스터디카페 창업비용 등 정보를 얻기 위해 제45회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찾았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최로 7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9 상반기 제45회 프랜차이즈 서울’에는 첫날부터 예비 자영업자 및 브랜드 관계자 등 약 1만명 정도가 몰렸다.

프랜차이즈 박람회는 3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창업 박람회다. 올해 행사 규모는 ‘제43회 프랜차이즈 서울’(307개사, 635부스)과 비슷하지만, 개막일 기준 8600여명이 참가한 지난해에 비해 1000명 이상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창업시장에 쏠린 관심을 반영했다.

무인 스터디카페 플랜트.(사진=플랜트)
◇ 무인 스터디카페·독서실…투잡 아이템, 노후준비 ‘인기’

이번 박람회 최대 화두는 ‘1인·무인 창업 아이템’이었다. 최저임금 인상,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비 용 부담 증대 등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키오스크(무인결제 단말기), 스마트폰 연동 결제 등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인 스터디카페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브랜드 개수가 2~3배 정도 늘어났다. ‘공부의 신’ 강성태가 공동대표로 창업한 ‘그루(GROO)’부터 ‘플랜트 스터디카페’, ‘골든 스터디카페’, ‘더 플레이스’ 등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브랜드만 8곳이 넘는다.

무인 스터디카페 창업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주로 3040세대 직장인과 노후준비에 나선 60대 이상이다. 김창석씨와 같은 건물주들뿐 아니라 부부, 형제 등 직장인들이 공동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참가 기업들 중 가장 오래된 무인 스터디카페는 플랜트 스터디카페다. 지난 2017년 10월 법인 설립 이후 서울 대치한티역 라운지를 1호점으로 현재 전국 26곳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플랜트 스터디카페 관계자는 “평균 1억5000만원 정도의 창업비용을 들이면 월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고도 평균 400~5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볼 수 있다”며 “저희가 사업을 시작하던 2017년 초반 ‘르하임’ 등 여러 브랜드가 생겨나기 시작해 지난해부터 시장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 스터디카페가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은 오피스 공실이 늘어나고 공간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주효했다.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도 프리미엄 독서실, 스터디카페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젊은 초보창업자나 건물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프랜차이즈 서울’에서 무인환전기 업체 와우 익스체인지 관계자가 환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 진화하는 ‘셀프 빨래방’에 ‘무인 환전기’도 등장

생활밀착형 아이템인 셀프 빨래방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기존 코인 빨래방과 달리 세련된 공간 디자인과 최신식 세탁 기기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등장하는 셀프 빨래방 ‘워시엔조이’가 대표적이다. 33㎡(10평) 이내 좁은 공간에서 1000만원 내외의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관련 부스에는 젊은 예비 창업자들이 특히 많이 몰렸다.

위시엔조이를 운영하는 이도현 코리아런드리 이사는 “카페, 플라워숍과 결합한 워시엔조이는 단순히 세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즐거운 빨래 문화’를 만들어가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숍인숍(매장 안의 매장) 형태로 호텔이나 지하철 역사 등에 입점 가능한 무인 환전기도 등장했다. 국내 최초 무인 환전기 ‘와우 익스체인지’는 현재 글래드, 롯데 시티, 스카이파크 등 호텔과 서울교통공사, SM면세점 등 대형 브랜드에 20개 정도가 입점한 상태다. 외화, 원화 등을 선택하고 여권을 스캔한 뒤 환전하는 방식이다.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총 4개국어로 고객 콜센터를 운영하며 지원하기 때문에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아직 전체적인 참가 업체 수만 보면 음식점이나 카페 등 외식 프랜차이즈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해마다 20% 정도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반대로 무인 편의점, 스터디카페 등 창업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브랜드들의 참가가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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