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역대 4명의 KB금융그룹 회장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첫 번째 회장이 탄생했다. 윤종규(62·사진)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 은행장이 주인공이다. 아직 인터뷰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단독 후보로 추천된 만큼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14일 국민은행 명동 본점에서 제2차 회의를 속개하고 “윤종규·김옥찬·양종희 총 3명을 회장 최종 후보자군(쇼트리스트)으로 선정했으나, 이 가운데 김옥찬·양종희 후보가 인터뷰를 고사해서 부득이 윤종규 후보를 단독후보로 정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2008년 9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총 4명의 회장을 맞이했다. 제1대 황영기 초대 회장(2008년 9월~2009년 9월)을 시작으로, 제2대 어윤대(2010년 7월~2013년 7월), 제3대 임영록(2013년 7월~2014년 10월), 제4대 윤종규 회장(2014년 11월~2017년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역대 4명의 KB금융 수장 중에 임기 3년을 다 채운 인물은 고려대 총장을 지낸 어윤대 전 회장뿐이었다. 이번에 윤 회장은 임기를 만료하는 두 번째 KB금융 회장이 되는데, 앞으로 심층평가마저 통과하면 4대에 이어 5대까지 최초의 연임 회장이 된다.
5대 회장이 유력해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1955년생으로 전라남도 나주 출신이다. 고졸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금융기관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73년 광주상고를 졸업한 뒤 고졸 행원으로 외환은행에 입행한 윤 회장은 1975년 성균관대 야간과정에 입학해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99년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행정고시도 필기시험을 차석으로 붙었으나 대학시절 시위에 참여한 경력이 문제가 돼 임용이 취소됐다. 1980년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전무이사 및 부대표를 역임했다.
2002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제의로 국민은행에 들어와 재무전략기획본부장(부행장)으로 기용됐다. 2004년 개인금융그룹 부행장이 됐으나, 그해 국민은행의 국민카드 흡수합병 회계처리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고 사퇴했다.2005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일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으로 복귀해 2013년까지 재임했다. 이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다시 맡았다.
2014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간 갈등으로 ‘KB사태’가 터지면서 회장과 행장 모두 사임하는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윤 회장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해 10월 22일 KB금융 4대 회장에 내정된 후 11월 21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확정됐다. 2014년 11월부터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임기는 오는 11월 만료된다.
윤 회장은 ‘KB 사태’로 크게 흔들리던 KB금융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순이익 개선과 현대증권·LIG손해보험 인수 등을 잇달아 성사시키면서 업계에서 ‘리딩뱅크’ 입지를 다져 그룹 회장으로서의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지난 2015년 6월 LIG손해보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KB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꿔 출범했다. 이로 인해 KB금융은 LIG손보를 인수하면서 총자산이 기존 421조원에서 445조원으로 늘어 국내 금융지주회사 1위에 올랐다.
또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1조2500억원을 과감하게 베팅한 KB금융은 지난해 3월 현대증권 인수자로 선정됐다. 같은 해 8월 2일 KB금융 이사회는 현대증권과 KB금융의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증권은 상장폐지된 후 KB금융의 100% 자회사로서 KB투자증권을 합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