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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쟁의 범위 확대, 손배는 귀책사유별[노란봉투법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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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I 2025.07.29 15:08:32

하청 실질적 지배하는 원청도 ''사용자''
''권리분쟁'' 불가..''이익분쟁'' 범위 넓혀
정리해고·사업장 통폐합 등 쟁의 가능
불법쟁의 손해는 개별 책임별로 배상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사용자와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고, 노동조합 및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귀책사유별로 하도록 한 점이 골자다. 하청 노조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하는 원청 사업주는 하청 노조의 사용자로 인정돼 교섭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지금은 정리해고 등 경영상 결정엔 쟁의를 할 수 없지만 앞으론 가능해진다.

다만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기존안과 비교하면 쟁의 범위는 축소했다. 기존안은 이른바 ‘권리분쟁’에 대해서도 쟁의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나, 이번에 마련한 개정안은 ‘이익분쟁’만 가능하도록 정했다.

위법한 쟁의로 인한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땐 지금은 노조나 개별 조합원 누구에게든 손해 전부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앞으론 개별 조합원별로 귀책사유에 따라 책임 범위를 나눠 청구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29일 오전 이같은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을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 주요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Q. 사용자 범위가 어떻게 확대되나.

A.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본다(개정안 2조 2호). 여기서 실질·구체적인 지배·결정은 원청과 하청 간 종속 정도 등으로 판단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5일 현대제철이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조와 단체교섭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사내하청 근로자들의 업무가 현대제철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근무 방식과 이에 대한 현대제철의 직·간접적 관여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Q. 하청 노조는 모든 사안에 대해 원청과 교섭 가능한가.

A. 그렇지 않다.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교섭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5일 한화오션이 사내하청의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하면서 하청 노동자의 성과급, 안전관련 지침 등에 대해서만 교섭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과 교섭할 수 있지만,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원청이 지배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교섭이 가능한 셈이다.

Q. 현장 혼란이 예상되는데.

A. 법 조문이 추상적이어서 일부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정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오는 8월 4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행일은 6개월 후다. 환노위는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고용노동부 장관은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국회에 보고한다”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정부는 6개월간 현장 의견을 수렴해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Q. 원청과 하청노조 간 교섭 방법 등은 하위법령에 담기나.

A. 정부는 시행령으로 정할지, 시행령 이하 하위 법령으로 할지 법리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전문가 연구회를 발족했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Q. 노동쟁의 범위는 얼마나 넓어지나.

A. 우선 지난해 윤 전 대통령 거부권으로 폐기된 기존안과 달리 ‘권리분쟁’을 허용하지 않았다. 권리분쟁이란 이미 형성된 노동자 권리에 대한 노사 간 분쟁이다. 부당노동행위가 대표적이다. 기존안엔 권리분쟁도 쟁의로 인정했으나 이번 개정안엔 현행처럼 ‘이익분쟁’만 인정하기로 했다. 이익분쟁이란 ‘임금을 올려달라’와 같이 앞으로 결정할 근로조건과 관련한 분쟁이다. 다만 개정안은 여기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에 관해서도 쟁의할 수 있게 했다. 정리해고, 사업장 통폐합 등에 대해서도 쟁의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Q. 사용자의 단체협약 위반에도 쟁의 정당성을 부여한 이유는.

A. 개정안엔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도 쟁의로 보기로 했다. 단체협약과 관련한 노사 간 주장이 일치하지 않을 때 쟁의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용자의 ‘명백한 위반’이 확인될 때만 쟁의에 정당성이 부여된다. 노동관계법령 등 위반 사안 중 단체협약을 콕 집어 명시한 것은, 단체협약은 노사가 이행하기로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Q. 위법 쟁의에 손해배상 청구 시 달라지는 점은.

A. 위법한 쟁의 행위에 대해선 지금도, 앞으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달라지는 점은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게 된다는 점이다. 노동자에게 ‘보복성’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한 장치다. 책임비율은 지난 2023년 6월 나온 대법원 판례를 따왔다. △노조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등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관여 정도 △임금 수준과 손해배상 청구금액 △손해 원인과 성격 △그밖에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한 고려사항 등이다.

Q. ‘손해배상 청구 감면’은 어떤 내용인가.

A. 이번 개정안엔 불법 쟁의로 배상의무가 생긴 노조와 근로자가 법원에 배상액의 감면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폐기된 법안엔 없던 내용이다. 청구권을 행사하면 법원은 배상의무자의 경제상태, 부양의무 등 가족관계, 최저생계비 보장 등을 고려해 감면 여부 및 정도를 판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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