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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선행조치'로 핵폐기 논의…北 실제 보유 핵 얼마나?

김관용 기자I 2018.05.30 17:12:29

북·미, 완전한 비핵화(CVID) 위한 초기 조치로
北 핵탄두 폐기 및 국외 반출 문제 큰 틀에서 공감
실제 北 핵보유량 정확한 데이터 없어
전문가들 마다 10~30개 추정치 다양
향후 핵 관련 시설 폐기가 협상 쟁점될 듯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의 핵탄두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라는 큰 틀에서 공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이 핵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핵화 대상은 핵탄두 및 핵물질과 운반수단으로 이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우선 정확히 알아야 비핵화 달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 폐기(CVID)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북·미 양측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폐기와 국외 반출 등의 초기 조치를 우선 이행하는 방향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완성하는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관련 합의 도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정상회담 의제 논의를 위해 판문점에서 북한과 실무회담을 마친 미측 협상팀 차량이 3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를 건너 서울 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북한이 얼마만큼의 핵탄두와 핵물질을 갖고 있는지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 추정치만 존재하며 그 수치도 편차가 크다. 미국의 과학자협회는 올해 초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10~20개로 추정하고 있는 반면, 미국 북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현재 북한이 13~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바 있다. 미국의 38노스에선 20~25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최신 국방백서인 2016년 본에서 북한은 핵물질인 플루토늄(PU)을 50여kg 가량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핵무기 1개당 4~6kg의 플루토늄이 필요다는 점을 감안하면 10개 안팎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특히 국방백서는 또 다른 핵무기 연료인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한바 있다. 8년 전 미국의 해커 박사가 방북했을 때 확인한 원심분리기만 2000여 기에 달했는데, 연간 최대 40kg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 10년간 이를 꾸준히 가동했다면 고농축 우라늄 400kg 생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우라늄 25kg으로 핵탄두 1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6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핵 소형화 기술까지 확보했다면 핵탄두 보유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다수의 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소폭탄 성공 이전에 이미 탄두중량 700kg 정도인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화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면서 “제6차 핵실험 후 북한 스스로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며 우리 국방부도 500kg 이하로 소형화한 것으로 평가한바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북한은 2020년까지 최소 20기에서 최대 100기까지 핵탄두화 할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VID를 위해선 사찰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북한은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남한을 사정권으로 하는 스커드와 노동 뿐 아니라 미 본토를 직접 겨냥한 ICBM급 화성-15형 등 다양하다.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한 비핵화(CVID)는 이미 개발한 핵무기를 비롯한 핵물질과 ICBM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핵물질의 생산 및 농축을 위한 시설, 핵무기의 제조·저장시설, 연구시설 등의 폐기를 포함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범위를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지가 양측 협상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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