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러시아 지상군이 처음으로 시리아 공격에 참가해 반군 점령지를 탈환했다고 쿠웨이트 일간 알라이가 23일(현지시간) 익명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 육군이 지난 주말 북서부 라타키아와 이들리브 주 사이의 알그하브 평야에서 급진 이슬람주의 반군과 5시간 동안 격전을 벌인 끝에 격퇴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작전은 러시아 육군 T-90 탱크와 러시아 공군 전투기 수호이-25M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러시아 측 사상자는 전혀 없었다.
고위 소식통은 이 신문에 “러시아는 지상군을 투입하기 전에 130㎜ 야포와 전투기를 동원해 집중적으로 공습했다”며 “시리아 정부군 측은 러시아 장교들의 요청에 따라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군수 지원만 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작전으로 러시아 군이 시리아에서 대(對) 테러 군사작전을 시험함에 따라 앞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그하브 평야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주요 기반인 라타키아와 접한 곳으로 지난달 초부터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의 공습과 이란 측의 지상 지원에 힘입어 이곳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개시했다.
러시아는 지난 9월 30일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려고 공습을 개시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지상군 파병을 부인했으며, 파병 계획이 없다고 밝혀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자국 TV 방송과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러시아의 군사작전)은 즉흥적 행동이 아니라 준비된 계획의 이행”이라면서 “러시아의 계획에는 지상전 수행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시리아 반군 측 활동가 등은 트위터에 러시아 육군 소속 군인들이 시리아에서 촬영한 사진 등을 공개하며 러시아의 지상전 개입을 주장해왔다.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도 지난달 5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전투 경험을 쌓은 사람들을 비롯한 자원병들로 구성된 러시아 여단이나 대대가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시리아 정부군 진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혀 지상전 참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지난 주말 전투기들이 141회 출격해 라타키아와 이들리브, 알레포, 하마, 홈스, 락까, 데이르에조르 등의 472개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