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韓 굴착기 업계, 中 점유율 경쟁 '옛말'…'美· 印' 사로잡아라

남궁민관 기자I 2019.07.24 17:27:37

최대 시장 中, 점유율 보단 수익성·리스크 관리
시장다변화 전략 중심에 북미·인도 시장 주목
현지 고객센터 설립에 맞춤형 신모델 출시도
"어떤 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 수익 창출 목표"

현대건설기계 인도법인 전경.현대건설기계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굴착기 업체들이 시장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2011년 전후 중국 건설경기가 경기침체 및 공급과잉으로 얼어붙었을 당시 국내 굴착기 업체들 역시 존폐 위기를 겪었던 선행학습 효과에 따른 전략이다. 올해 중국 건설시장은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 의존하기 보다 유럽과 북미 등 선진시장은 물론 인도 등 신흥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23일, 현대건설기계(267270)가 2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각 사의 시장 다변화 전략은 이미 실적에 반영되는 모양새다. 먼저 각사별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액 2조2000억원, 영업이익 29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 18.8% 증가한 호실적이다. 현대건설기계는 매출액 8404억원, 영업이익 5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33% 감소한 부진한 실적이지만, 대손충당금(192억원) 및 기타영업외비용(409억원) 등 일회성 악재를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中 여전히 최대 시장…점유율보다 수익성·위험 관리 초점

전세계 주요 시장별 성과를 살펴보면 중국은 양사에게 여전히 최대 매출액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으로 자리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착기 사업을 담당하는 헤비(Heavy)사업 매출액(8690억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8.5%(3345억원)을 차지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중국법인의 매출액은 216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5.7%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양사 모두 중국 시장 공략과 관련 공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리던 이전과 달라진 접근법을 견지하고 있다. 최근 중국 굴착기 시장은 현지업체들의 공격적인 저가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만큼,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모두 무리한 점유율 경쟁보다 수익성 및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금 및 고선수금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늘리는 동시에 매출 채권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수익성과 위험 관리에 집중하면서도, 점유율 확대도 놓치지 않았다. 그 결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굴착기 업체들의 시장을 100으로 봤을때 두산인프라코어는 20.5%, 현대건설기계는 10.3%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전년 대비 각각 1.3%포인트, 1.1%포인트 늘어난 성과다.

◇시장 다변화 전략…북미·유럽 이미 성과, 인도도 기대감

중국 외 시장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중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보다. 당장 올해 2분기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모두 유럽과 북미 등 선진 시장에서 괄목할 성장을 끌어냈다.

두산인프라코어 추산 북미·유럽 시장은 비주택 및 공공건설 투자에 따른 호황이 이어지면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3% 증가한 7만1778대 규모로 집계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와 유럽에 커스터마이제이션센터(Customization Center) 등을 설립하며 영업경쟁력 강화에 나섰고 유럽 역시 지역 및 제품 맞춤형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또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신규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럽의 경우 스테이지 V 신모델을 출시하며 집중 공략에 나선 상황.

그 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2분기 북미·유럽 지역 매출액 2372억원을 달성, 시장 성장률 보다 높은 전년 동기 대비 8%의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올해 2분기 북미 및 유럽 매출액(총 226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4%, 전분기에 비해서는 18.1% 급증했다.

특히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건설기계는 현재 인도 시장 내에서 타타히타치(점유율 30%)에 이어 2위(19%)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인도 총선 이슈로 698억원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오는 4분기 큰 폭의 회복세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전체 매출액 대비 중국 비중은 2010년 30%에 육박했으나, 안정적인 매출액 및 수익원 확보를 위한 지역다변화 노력을 통해 올해 16%, 2023년 12%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며 “어떠한 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