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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달 미 전체 고용은 2020년 2월보다 5% 줄어든 반면, 주택건설 관련 일자리는 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택배 등 배송 관련 일자리는 15.5%, 창고 물류작업 관련 일자리는 7.4% 각각 늘었다. WSJ은 “현장에선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팬데믹 초반까지만 해도 주택건설 관련 일자리는 급감하는 추세였다. 미 경제 전반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돼서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초저금리 기조와 재택근무 증가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5월부터 다시 일자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리모델링을 하면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는 진단이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며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진 것도 블루칼라 일자리 증가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건설·물류 업체들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우려해 전반적인 구직자 규모가 줄어든데다, 젊은이들의 경우 기계 작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등 힘든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미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에 따르면 이달에만 주택건설 부문 구인 공고가 전년 동월대비 25.6% 급증했다. 요가 바지, 에어프라이어, 식료품 등을 배달하는 택배 업무 일자리가 두 자릿수로 뛰었으며, 전체 배송 관련 일자리 채용공고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 증가했다.
미 인력회사 탤런트솔루션의 멜리사 하셋 고객배송담당 부사장은 “팬데믹 이후 가정으로 직접 배송하거나 빠른 배송을 요구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고, 물품 분류 및 배송 과정에서 과거와 달리 더 많은 일손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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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로 일하다가 실직 후 물류창고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는 트렌턴 윌리엄스는 현재 시급 21달러를 받고 있으며, 시간외 근무수당 등까지 합쳐 매주 1100달러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는 요리사로 일할 때보다 훨씬 높은 급여 수준이라며 WSJ에 “앞으로도 이쪽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실직하고 매튜 린치도 지난해 9월 일자리 소개업체 굿윌을 통해 주택 건설 업계에 임시직으로 취직했다. 하지만 지난달 정규직원으로 채용됐으며 현재는 미 콜로라도주 농가주택 건설 분야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린치는 “나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올해 1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거주할 집을 마련했고, 시급 19달러를 받으며 안정적으로 생활하며 집세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칼라 일자리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전자상거래의 경우 팬데믹 이후에도 현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류 관련 기술업체 피트니보우스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쇼핑을 이용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59%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39%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또 56%는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쇼핑을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 보험회사 네이션와이드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물류 분야의 중요성은 여전하고, 주택수요 역시 여전한 만큼 블루칼라 노동자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