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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전대 연기 일축…“보이콧은 그들 사정”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는 홍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 등 6명이 전당대회를 2주 이상 연기해달라는 전날(10일) 요구를 일축했다. 이들 6명은 오는 27~28일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날짜가 겹치는 전당대회를 연기하지 않을 경우 다음날(12일) 진행될 후보 등록을 거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기존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8명 중 당권 레이스 선두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만 남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회의에서 “전당대회 날짜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미북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인 27일에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르는 것이 옳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김정은과 문재인이 합심해 대공세를 펴는데 우리끼리 한가하게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전열을 정비해서 차분하고 단호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당 선관위도 전당대회 연기는 없다고 다시 한 번 못 박았다. 당 상임고문이자 선관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비공개 선관위회의 뒤 ‘전대연기 논의’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말 같지도 않은 질문은 하지를 마라”며 “가능한 질문만 하라. 보이콧을 하는 건 그 사람들 사정으로 우리랑은 관계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다만 일부 후보 “끝까지 애쓰고 고민하는 중”
당의 이런 강경한 분위기가 나온 뒤 홍 전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과 함께 당권 3강(强) 주자로 분류되던 홍 전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미리 보는 대선 경선’이라는 평가를 받던 전당대회 흥행 분위기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게됐다.
비대위는 제1야당의 위상과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연기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당 고위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연기 없이 원안대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일정은 그대로 가면서 후보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토론회 일정은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한 일부 후보들은 아직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특히 차기 대선 후보로서 전당대회 흥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 전 시장은 막판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홍 전 대표에 이어 오 전 시장마저 출마를 포기할 경우 전당대회가 자칫 ‘황교안 추대식’처럼 비쳐 차기 당 지도부 정당성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는 나오는 상황이다. 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들한테 박수받는 경선이 되기 위해 끝까지 애쓰고 있다”며 “어떻게든 경선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노력 중이고 아직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