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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수조사를 받은 산란계 농장 876곳 중 32곳에서 ‘살충제 계란’이 검출되었다. 특히 정부 발표 초기 ‘살충제 계란’이 나온 6곳의 농장 중 5곳이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마크를 받은 곳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친환경 무항생제’ 마크는 식품의 품질을 국가가 보증하는 식품인증마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마크처럼 오히려 식품인증마크가 잘못된 정보를 소비자에게 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무항생제’나 ‘무농약’ 마크가 있어도 일정 부분 항생제나 농약을 허용해서다.
실제로 감사원은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사료에만 항생제를 쓰지 않을 뿐 치료용으로는 항생제를 쓰고 있는데도 ‘무항생제’라는 이름 탓에 소비자들의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친환경 인증제도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정부가 애초에 ‘친환경’을 부각시킨 이유는 환경 친화적인 농축산물 생산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었지 ‘무공해 건강식품’을 인증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유기농과 친환경식품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각종 인증제도에 대해서는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그동안 친환경 인증제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소흘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인증마크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은 학계로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경우 올해부터 친환경 인증마크 인증 업무를 39개의 민간인증기관에 맡겼다. ‘살충제 계란’이 처음 나온 경기도 남양주시의 농장 또한 민간기관을 통해 ‘친환경 무항생제’ 마크를 인증 받았다. 민관기관에서는 인증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만큼 농가와 결탁해 서류를 조작하거나 검사를 허위로 진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은정 농촌사회학자는 “친환경 무항생제 농장에서 ‘살충제 계란’이 나온 이유는 결국 정부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인증마크를 받은 농장주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이나 문자메시지 통보 등을 통해 끊임없이 인증기준을 환기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까지 가세한 각종 식품인증마크 제도에 대해 정부가 통합관리하거나 식품인증마크의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식품업계에서 예로 들고 있는 곳은 영국이다. 영국의 경우 오랫동안 여러 가지 식품인증제도를 시행하며 각각의 다른 인증마크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자 2000년 영국정부는 국가농부연합과 함께 ‘레드 트랙터’(Red Tractor)을 제정했다. ‘레드 트랙터’는 농축산물 관련 모든 관련기관이 공동으로 쓸수 있는 통일된 인증마크였다. 이후 영국의 소비자들은 어떤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 제품이라도 ‘레드 트렉터’의 로고 확인만으로도 품질을 믿고 선택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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